미국 사교육, 인터넷과 기술이 선도
미국 사교육, 인터넷과 기술이 선도
  • 임기현 기자
  • 승인 2019.08.23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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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판 스카이 캐슬이 존재한다?
- 미국 사교육 시장의 리더, 온라인 사교육
- 4차 산업 혁명 발맞춘 ‘에듀테크’ 기대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 (사진=픽사베이)
사교육 현장.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임기현 기자] 대한민국 사교육 시장의 적나라한 묘사로 화제 몰이를 했던 드라마, 스카이 캐슬. 이제 ‘스카이 캐슬’은 사교육 시장의 과도 경쟁을 가리키는 하나의 대명사로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교육 시장의 과열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슈가 아니다.

◆ 미국의 사교육은 어떤 형태?

2월 미국에서는 유명 TV 스타와 할리우드 배우, 기업체 최고경영자 등이 연루되고 부정하게 오간 ‘뒷돈’만 무려 2500만 달러(283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입시비리가 터져 ‘미국판 스카이캐슬’이라 불리기도 했다.

당시 한 부모는 자녀의 예일대학교 진학을 위해 축구를 해본 적도 없는 딸의 사진을 축구 경기 사진에 합성하고 수상 경력을 위조하는데 120만 달러(14억원)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떤 부모는 자녀에게 마치 장애가 있는 것처럼 위장해 시험감독관의 보조를 받아 정답을 작성하게 하는 상황을 연출하는데 5만 달러(5850만원)를 지불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러한 과도한 경쟁과 팽창에도 불구하고 미국 사교육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에서 사교육의 의미는 두 그룹에 의해 달리 해석될 수 있다. 첫번째 그룹은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으로 흔히 애프터스쿨(After School)로 불리는 놀이 위주의 다양한 활동들을 뜻한다. 홀로 자녀를 키우거나, 맞벌이 하는 부부가 많아지면서 해당 분야의 사교육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사교육 비용이 만만치 않아 부담이 되지만 달리 선택지가 없는 부모들은 아이들을 애프터스쿨에 맡길 수 밖에 없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10년 동안 거주하며 6살, 12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 A씨는 현지 코트라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인건비가 비싸다 보니 사교육 비용도 너무 비싸 부담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여름방학 동안 두 아이들을 여름 캠프에 보내는 비용만 한 달에 1만 달러(1175만원)에 달해 1년 동안 미리 준비해야 할 정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두번째 그룹은 중학생부터 고등학생이 해당되며, 대학 진학을 위해 부족한 과목을 학습하고 준비하는 개념의 튜터링(Tuturing)이 곧 사교육을 뜻한다. 이 그룹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대학 진학을 위한 사교육을 시작한다. 

미국의 경우 대학교마다 요구하는 입학 조건이 상이하고 성적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준으로 지원자를 평가하기에 희망 대학에 맞는 입시 전략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 이에 해당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명문 대학교 입시를 위한 전문 컨설턴트의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에 약 8000명 이상의 컨설턴트가 활동하고 있고 이는 10년 전 대비 약 4배 증가한 수치다.

인터넷을 이용해 공부하는 학생 (사진=pixabay)
인터넷으로 수업 중인 학생들. (사진=픽사베이)

◆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온라인 사교육

최근 미국에서는 개인 튜터링이나 예체능 관련 교육 이외에 온라인 사교육 시장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미국 내 온라인 사교육 시장은 인터넷을 통해 튜터링과 다양한 학문적 주제에 대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대학 수준의 강의 등 전문적 역량 발달을 위한 서비스도 등장하며 시장의 영역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향후 미국 사교육 시장 성장폭의 72%는 온라인 사교육이 차지할 것이라는 마케팅 분석 기관 테크나비오(Technavio)의 분석도 있다.

이러한 온라인 사교육 시장의 확장은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산업조사기관 IBIS 월드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인터넷 접근성의 개선에 더불어, 양질의 온라인 교육 컨텐츠가 계속해서 생산되며 온라인 교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 자체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또한 대학생 및 성인도 온라인 사교육 시장의 소비자로서 포섭하면서 온라인 사교육 시장은 더욱 성장했다.

아울러 IBIS 월드는 같은 보고서에서 지난 5년 간 지속해서 미국 내 대학 진학 학생 수가 늘어난 것도 시장 성장 동력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어지는 분석에서 경기 동향과는 반대로 반응하는 교육 시장의 특성상, 미국 내 지속되는 높은 실업률이 교육 시장의 전체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점은,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발맞춰 온라인 교육 시장의 스펙트럼 또한 다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IoT(사물인터넷) 시뮬레이션 기반 학습기술, VR/AR(가상현실/증강현실) 기반 학습기술, 게임 기반 학습기술, 모바일 기반 학습기술 등의 ‘에듀테크(Edu-Tech)’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VR 장비를 통해 공부하는 학생 (사진=구글 홈페이지에서 캡쳐)
VR 장비로 수업 중인 학생들. (사진=구글 홈페이지 캡쳐)

◆ 다변화하는 온라인 교육, 에듀테크(Edu-Tech)

특히 VR/AR 기술을 활용한 교육 컨텐츠 개발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돋보인다. 지난 2015년 구글은 해외 유적지, 박물관, 우주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가상 현실 장비 익스페디션(Expedition) 시스템을 미국 내 여러 학교에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하며 일찍이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한 교육 시장을 열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구글, 인텔, 애플 등 미국 내 주요 ICT기업들이 에듀테크 기술을 활용한 교육 컨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다. 그 결과 2016년 기준 미국 학교에서 수업에 증강·가상현실 장비 등 시뮬레이션 기반 학습을 도입한 비율이 13%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듀테크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교육 매체는 발전을 거듭하는 중이며 여전히 기술 개발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 다만 사교육 시장에 진입하기에는 아직 가격 경쟁적 요소를 갖출 만큼 기술 발달이 보편화되지 않아 공교육 분야로의 제한적인 진출만 이뤄진 상태다. 그럼에도 온라인 사교육 시장의 팽창과 더불어 에듀테크의 개발을 선도하는 미국이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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