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비즈온 박홍준 기자] 연내 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한불화장품이 작년 말 기업공개한 자회사 잇츠스킨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불려 상장차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잇츠스킨 공개로 거액의 상장차익을 챙긴 바 있는 한불화장품 오너일가는 자회사 잇츠스킨의 주가를 올려 기업가치를 최대한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연내 기업공개시에 공모가를 높여 오너일가의 배불리기를 최대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잇츠스킨 지분 50.37%를 보유하고 있는 한불화장품은 작년 말 상장 이후 공모가를 밑돌아 투자자들을 크게 실망시킨 잇츠시킨의 주가를 띄워야 잇츠스킨은 물론 대주주인 한불화장품의 기업가치를 단기간에 높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고 판단, 최근 잇츠스킨의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에따라 잇츠스킨은 최근 보통주 873만5천650주를 무상증자하기로 했다고 공시했으며, 주당 액면가액은 500원이다. 신주 상장예정일은 오는 5월 17일이다.
잇츠스킨측은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이번 무상증자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매매활성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잇츠스킨 주가를 띄우자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잇츠스킨은 무상증자에 앞서 한불화장품의 상장 추진과 관련, 주가부양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해 장사를 잘해 4억4000만 원의 상여금을 받은 유근직 잇츠스킨 대표이사는 올해 1월 4억 6300만 원 어치 자사주 3000주를 매입한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한불화장품 오너일가는 잇츠스킨 기업공개과정에서 경험했듯이, 기업가치를 불려 공모가를 최대한 높이는 데서 오너일가의 배불리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고 기업공개에 바로 나서기보다 자회사의 몸값을 올린 뒤 상장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한불화장품은 지금 당장 공개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수익성이나 성장성이 양호한 편이다. 한불화장품은 지난해 매출 3254억 원, 영업이익 1232억 원을 내 자회사 잇츠스킨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잇츠스킨의 지난해 매출은 3096억 원, 영업이익은 1118억 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12.9% 각각 늘었다.
하지만 한불화장품은 잇츠스킨의 기업가치를 올린 후 상장을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서 문제는 잇츠스킨의 성장률 저하와 부진한 주가다. 매출 성장률은 2014년 361.8%에서 지난해 27.9%로 뚝 떨어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중국에서의 추가 성장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과 지난해 고점을 찍었다는 전망이 공존하는 상황"이라며 "실적이 받쳐준다면 저평가된 주가는 살아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잇츠스킨 주가가 살아나자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도 주력 제품인 '달팽이 크림'에 대한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이하 CFDA)의 위생허가 승인을 받지 못해 중국 진출에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여서 이 문제 해결이 급선무다. 중국은 수입 화장품에 대한 위생허가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이며 CFDA로 부터 위생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잇츠스킨의 기능성 화장품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는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잇츠스킨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위생허가를 받은 제품은 136개 중 15개에 불과하고 이들 제품의 매출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 잇츠스킨은 이 문제를 현지 생산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 공장은 내년 3월에나 완공돼 올해 영업실적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다.
또한 잇츠스킨은 임병철 회장 부인인 서옥천 대표가 운영하는 ‘천우림’이라는 개인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논란에도 휩싸인 바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천우림은 잇츠스킨 28개 면세점 운영을 독점해 3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면세점 매출의 12.4%의 수수료인 총 324억 원을 챙겼다.
잇츠스킨은 부인회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가 말썽을 빚자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이는 회사의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시켰다는 점에서 한불화장품의 기업공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