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비즈온 박홍준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낮춘데 따라 우리경제의 저성장기조가 고착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9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가진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 성장률 전망에 이어 오는 26일 발표하는 올 1분기 성장률도 1%에 못 미치는 부진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 1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0.2%p 내린 3.0%로 조정한 데 이어 이번에 다시 0.2%p를 낮춘 것으로 2%대의 저성장이 일상화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최근 국내외 경제 여건을 고려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다시 전망한 결과"라며 "국내 1분기 실적이 1월 예상한 것에 미치지 못했고, 유가하락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세계경제 성장률과 교역 신장률 전망치가 낮아진 게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대내적으로는 수출이 부진하고 내수도 장기간의 소비심리위축으로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신흥국 경제 불안, 국제유가 움직임,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등 대외 경제불안이 겹쳐 우리 경제의 성장세 회복에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같은 성장회복을 막는 걸림돌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우리경제의 성장동력이 약화되면서 저성장기조가 장기화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는 양상이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기존 전망치인 1.4%에서 1.2%로 0.2%p 하향 조정했다.
앞서 국내외 경제 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2%대 중반으로 전망했다.한국금융연구원은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6%로 끌어내렸고, 현대경제연구원도 2.8%에서 2.5%로 낮췄다. 한국경제연구원(2.6%)과 LG경제연구원(2.4%)도 2%대의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2.7%로 0.5%p 낮췄고,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올 성장률을 2.6%로 제시했다.
다만 정부는 아직까지 3%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로 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우리 경제의 저성장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다”면서 “현재의 어려움은 우리나라의 잠재적인 성장능력 저하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하지만 4·13 총선 여파로 행정부가 법 개정을 통해 구조개혁 정책을 추진하기는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경제정책이 필요한데, 이런 경제정책의 운용에서는 소통과 논의를 거쳐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