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마전' KT&G, 뒷돈 챙긴 혐의 전·현직 사장 '쇠고랑'
'복마전' KT&G, 뒷돈 챙긴 혐의 전·현직 사장 '쇠고랑'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6.03.31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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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복인 사장 ,민 전 사장 이어 5500만원 뇌물 받은 혐의로 오늘 구속여부 결정

[비즈온 박홍준 기자] KT&G는 그야말로 복마전이다. 사장을 중심으로 한 일부 임직원들이 뒷돈을 챙기는데에 혈안이 돼 있다시피 할 정도로 비리의 온상이라는 지적을 받으면서 대대적인 사정을 단행해야한다는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민영진 전 사장이 협력사로부터 억대 금품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데 이어 취임한지 6개월이 채 안 된 백복인 사장이 광고기획사로부터 청탁과 함께 5500만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를 구속될 위기에 놓여있다.

검찰은 이미 백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이고 구속여부가 오늘 중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KT&G맨으로 사장자리까지 오른 백 사장은 그동안 각종 비리에 연루됐다. 그런데도 그는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신임을 받아 사장자리에 올랐다. 당시 KT&G 주변에서는 백 사장 뿐만 아니라 일부 임직원들이 알게 모르게 비리에 젖어 모럴해저드가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알고 있었는데 백 사장에 사장후보로 추천된 것을 의아했다.

백 사장은 그동안 비리사건 때마다 거론됐다. 백 사장이 2011년 마케팅본부장 시절에 부하직원으로 부터 금품상납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산하 브랜드팀 직원으로 일했던 김 팀장은 J사와 광고업무 일을 처리하면서 당시 상관인 백 본부장에게 금품상납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동안 J사가 횡령한 회사자금의 사용처를 쫓는 일에 수사력을 집중해 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김석우 부장검사)는 회사 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외국계 광고대행사 J사 대표 김모씨와 전 대표 박모씨 등 3명을 10일 구속했다. 검찰은 J사에서 1억여원의 금품·접대를 받은 KT&G 마케팅본부 팀장급 직원 김모씨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국내 광고대행사인 A사 대표 권모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백 사장은 또 경찰이 KT&G 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2013년 핵심 참고인이던 부동산업자 강모씨를 해외로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강씨는 KT&G의 서울 남대문로 호텔 신축사업 등 KT&G 건축사업에서 외주를 맡았던 인물이다.

사실 이번 백 사장에 대한 수사는 그가 지난해 10월 사장 후보에 오르면서부터 예견돼 있었다. 그가 사장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신임을 받고 사장 후보로 낙점 된후 사장에 취임을 전후해서 민영진 전 사장에 대한 비자금수사가 계속되면서 그의 비리혐의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요행히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신임을 받아 사장에 오르기는 했지만 KT&G 비자금조성에 대한 검찰 수사는 계속됐고 백 사장은 지난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으면서 비리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검찰은 배임수재등의 혐의로 백사장에 대해 지난 2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백 사장은 조사에서 배임수재와 증인도피 등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KT&G는 4년여 동안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1월 민 전 사장을 협력업체로부터 1억79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민 전 사장 역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T&G 임직원들은 전임 민영진 사장의 구속에 이어 백복인 사장에게까지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내부인사로 사장에 오른 백 사장이 투명·윤리경영을 강조했는데 뒷전에서 이같은 비리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데 대해 배신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더욱이 이번 사건으로 KT&G는 비리의 온상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외 이미지가 실추되는데 대해 얼굴을 들 수 없는 지경이 됐다고 한탄하는 모습도 보였다.

업계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은 KT&G가 기업을 공개한 후에도 사장을 필두로 일부 임직원들이 뒷돈을 받는 등의 비리가 전매청 시절이후 현재까지 온존돼 있다는 것을 실증하는 것으로 차제에 대대적인 사정의 칼날을 들이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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