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스킨 임병철 회장, 오너일가 배불리기 '숨고르기'
잇츠스킨 임병철 회장, 오너일가 배불리기 '숨고르기'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6.03.29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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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억 몰아준 부인회사와 면세점관리독점계약 해지…파격배당논란에 편법승계 계속추진
▲ 한불화장품 임병철 회장

[데일리비즈온 박홍준 기자] 중국시장에서 ‘달팽이 크림’으로 대박을 치고 작년말에 기업공개 상장차익으로 ‘떼돈’을 번 잇츠스킨의 임병철 회장이 오너일가 배불리기에서 한 템포를 늦춰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잇츠스킨은 최근 임회장 부인회사에 일감몰아주기로 인위적인 부의 이전을 해왔다는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천우림과 면세점관리 독점운영계약을 전면 해지했다.

하지만 이로서 임 회장이 세금없는 부의 편법승계를 포기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부인의 개인회사인 천우림이라는 법인이 존속하는 잇츠스킨이 또 다른 편법수단을 찾아 부의 이전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더욱이 임 회장이 올해 배당에서도 고배당논란이 휩싸여 있고 보면 오너일가의 배불리기 문제가 이번 부인회사와 특혜계약 해지로 일시적으로, 또 부분적으로 덜해졌는지는 모르지만 완전히 포기된 상태는 아니라는 관측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잇츠스킨은 기업공개 후에도 천우림과의 특혜계약으로 회계의 불투명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데다 그동안 부인회사에 이전된 부의 규모가 360억 원에 이를 정도로 거액에 달했다고 판단한 것인지 면세점관리계약을 해지한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사실 천우림은 잇츠스킨의 일감몰아주기로 지난 3년간 ‘통행세’격인 수수료 수입으로 369억원 에 이르는 거액을 챙겼다. 연도별 수수료지급규모를 보면 2013년 43억원에서 2014년 158억원으로 일년만에 3배 넘게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잇츠스킨은 3,09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천우림에 수수료로 168억원 정도를 지급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해마다 수수료지급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임 회장은 잇츠스킨 매출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달팽이 크림’으로 떼돈을 벌면서 부인회사에 인위적인 부의 이전이 시작됐다. '잇츠스킨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카르고'는 지난 2009년 국내에 출시된 뒤 반향을 끌지 못하다가, 2014년에 중국에서 히트를 쳤다. 달팽이 성분이 함유 된 화장품 매출은 157억원(2012년), 339억원(2013년), 2120억원(2014년) 등 해마다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도 중국시장의 규제강화에도 3,096억원의 매출을 올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잇츠스킨은 천우림에 일감을 몰아주기위해 중소기업들의 사업참여기회를 철저하게 봉쇄했다. 개인이 운영하는 가맹점과 달리, 면세점과 유통점(대형마트 입점 매장)은 중간관리업체에 매장 운영을 맡기고 수수료를 지급해 중소업체들의 참여문호를 개방해 놓고 있다. 하지만 잇츠스킨은 전 매장관리를 천우림에 몰아줘 배타적인 운영을 해 중소업체들이 얼씬도 못하도록 하고 있다.

천우림에 일감을 송두리째 몰아준 탓인지 천우림에 대한 면세점 운영 대행 수수료는 높은 편은 아니다. 유통 라인인 마트 등의 경우 판매금액의 23~25% 수준인 수수료와 비교해 천우림의 수수료는 12.4% 수준으로 절반 수준이다.

여기에 작년 말 잇츠스킨 기업공개를 전후해 천우림에 대한 일감몰아주기가 회계상 논란을 빚을 수도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당시 회계전문가들은 편법에 의한 인위적인 부의이전은 회사의 영업이익규모나 이익률에 직결되는 문제로 주가에 영향을 주고 소액주주보호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도 영업실적을 보면 천우림에 지급된 수수료는 매출액 대비 5.4% 수준으로 영업이익규모나 영업이익률에 큰 영향을 주게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잇츠스킨은 상장기업이 이런 일감몰아주기와 불투명한 회계논란에 더 이상 휘말려는 안된다고 판단, 결국 천우림과 면세점 운영 및 판매대행 등 중간관리에 대한 모든 계약을 오는 5월 31일자로 해지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면세점 중간관리에 대한 모든 사항을 당사가 직접 관리할 것"이라며 "이 계약은 상장 이전에 체결된 것으로 매출과는 상관이 없는 수수료(판관비)지급 계약"이라고 밝혔다. 잇츠스킨의 독점관리계약을 해지로 매출이 격감하게 된 천우림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주목된다.

천우림은 임 회장의 부인인 서옥천 씨가 소유한 개인회사다. 지난 2009년 개입사업자 형태로 설립됐다가 2013년 법인으로 전환됐다. 지난해 4월 자본금도 5억 원으로 증자했다. 천우림은 현재 잇츠스킨 28개 면세점 관리를 독점하고 있으며 매출의 대부분이 잇츠스킨에서 발생하고 있다. 서 씨는 1958년생으로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임 회장이 오너일가 배불리기를 포기했다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너일가가 최대한 챙기고 보자는 파격적인 고 배당을 그 실례로 든다. 임 회장은 올해 배당에서도 고배당을 실시해 회사이익의 대부분을 오너일가가 가져가 논란거리다.

잇츠스킨은 올해 보통주 1주당 1915원의 고배당을 실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167억2000여만원이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인 한불화장품(58%)은 88억8559만원, 임 회장(16%)은 24억5120만원을, 임 회장의 아들 임효재(6.7%) 씨와 임진범(6.7%) 씨는 각각 10억2133만원의 현금을 배당 받았다.

그러나 한불화장품의 지분은 임병철 회장 63만6706주(55.61%)을 비롯해 임 회장 일가가 100% 보유하고 있다. 한불화장품 배당금 88억여원도 고스란히 임 회장의 일가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따라서 임 회장이 이번 면세점관리 독점계약 해지로 표면상 오너일가 배불리기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올해 배당은 물론 그 전에도 과배당 논란이 간단없이 제기돼 왔고 보면 임 회장이 편법에 의한 부의 이전을 단념한 것 같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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