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인수전 미래에셋 가세시 ‘3파전’, 몸값 치솟을 듯
현대증권 인수전 미래에셋 가세시 ‘3파전’, 몸값 치솟을 듯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6.03.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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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K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 참여 권유에 미래에셋 “검토 중”…참여시 매각가 1조원 안팎 전망

[비즈온 이서준 기자] 현대증권인수전이 3파전의 양상을 띠게 됐다. 지금까지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2파전 양상으로 흘러가던 현대증권 인수전에 대우증권인수전에 승리한 미래에셋증권이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쟁사가 늘어나게 되면 인수가격을 둘러싼 인수후보들 간의 눈치 싸움도 한층 치열해지면서 현대증권의 매각가는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인수에 뛰어든 사모펀드 LK투자파트너스가 미래에셋증권 등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LK투자파트너스는 현대증권 본 입찰에 참여를 신청하고 재무적ㆍ전략적 투자자를 국내외에서 모아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방침아래 이번에 미래에셋증권에 컨소시엄 참여의사를 타진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사모펀드로부터 전략적 투자자로 현대증권 입찰 컨소시엄에 참여할지 묻는 투자의향서를 받았고 관계부서에서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참여할지, 참여를 한다면 얼마를 투자할지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는 대우증권이란 대어를 잡는데 성공한 미래에셋이 장기적으로는 몸집을 더 불려 국제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초대형증권사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입장인지 몰라도 당분간은 대우증권 인수 마무리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누누이 밝혀 온 점에 비추어서도 그렇거니와 투자시 거대규모의 자금을 다시 동원해야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컨소시엄에 참여할지는 의문이라고 관측한다.

하지만 미래에셋이 컨소시엄에 들어가게 되면 현대증권 인수전은 사실상 3파전으로 압축되면서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증권 본 입찰에는 한국금융지주, KB금융지주를 비롯해 LK투자파트너스, 파인스트리트, 글로벌원자산운용, 홍콩계 액티스 등 4곳의 사모투자펀드(PEF)가 참여했는데 업계는 자금조달능력 등을 비롯한 전반적인 경쟁력을 보면 사실상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간의 싸움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번에  범 LG가의 LK투자파트너스가 미래에셋증권 등의 참여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나서면 무시할 수 없는 유력 인수후보로 떠올라 현대증권 인수전은 3파전으로 확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LK투자파트너스는 범(凡)LG그룹 3세대 구본욱 LK그룹 대표 산하의 사모펀드 운용사다. 구 대표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친동생인 구철회 씨의 손자로 지난 2014년 말까지 LIG손해보험 상무로 재직했다. 이후 그는 LIG손해보험이 해체되자 보유지분을 매각한 뒤 LIG투자자문을 독립, LK투자자문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자회사 LK투자파트너스를 설립해 증권업 진출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증권업계는 미래에셋이 현대증권 인수전 참여를 결정할 경우 인수가를 둘러싼 인수후보들 간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지면서 현대증권 몸값을 올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경쟁사 늘게되면 인수가는 자연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증권업계는 지금까지는 경영권프리미엄을 감안해 현대증권의 매각가는 6000억~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미래에셋이 참여해 ‘통 큰 베팅’을 할 경우 매각가는 1조 원안팎으로 치솟을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증권업계는 현재증권 매각가 결정에서 가장 큰 변수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승부사’기질을 꼽고 있다. 그 실례로 박 회장이 대우증권 입찰에서 산은 보유지분 43%를 인수하면서 경쟁후보들의 희망가액보다 2000억 원을 웃도는 2조3853억 원을 써낸 것을 든다. 그가 초대형증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현대증권을 꼭 인수하고 말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면 현대증권 몸값은 경쟁사들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선에서 형성될 수 있다.

매물로 나와 있는 증권사 중에서 현대증권이 마지막 남은 대형사라는 점도 가격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가격경쟁에서 밀려 패배의 쓴맛을 본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은 종합금융사로서 증권사의 대형화가 절실하다는 점에서 강한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래에셋의 복병이 등장하고 보면 현대증권 매각가는 의외로 높은 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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