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 분야에서 새로운 카테고리가 탄생했다. 아이 패치인데, 기존에 출시된 패치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혁신적 뷰티 디바이스인 ‘아크로패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패치 화장품이긴 하지만, 기존에 출시되어 있는 패치를 생각하면 안 된다.
‘아크로패스’는 작은 니들(바늘)이 피부 진피층을 뚫고 피부 속에 유효성분을 전달하는 새로운 방식의 화장품으로, 일본과 미국에서 선 출시된 제품이다.
미국 포브스(Forbes)에서 발표한 ‘2014’s Most Innovative Beauty Products’에 선정되며 외신에서 주목할 만한 제품으로 소개되고 있는, 화장품 분야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한 라파스 ‘정도현 대표’를 만나 보았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과에서 석‧박사를 이수했고, 제약회사 연구원으로 회사 생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연구원 생활을 하다가 벤처회사에도 다녔고, 건강식품 소재와 관련된 비즈니스도 진행했었습니다. 라파스 법인은 2006년에 설립됐으나 유명무실 했고, 제가 회사에 들어간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Q. 라파스는 어떤 회사입니까?
라파스는 용해성 마이크로 구조체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용해성 마이크로 구조체는 고통 없이 피부 장벽을 통과해 몸 속에 유효성분이나 약물 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약물전달 시스템’입니다.
기술을 미용 분야에 먼저 상용화시켜 ‘아크로패스’를 론칭했으며, 나중에는 의료기기 분야와 의학 분야로 상용화 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파스(Raphas)의 뜻은 ‘치유’를 뜻하는 ‘라파(Rapha)’와 ‘통로’를 뜻 하는 ‘패스(Path)’의 합성어로, 모든 사람들에게 치유의 통로가 되고자 하는 기업의 이념이 담겨 있습니다.

Q. 아크로패스는 어떤 제품입니까?
‘아크로패스’는 피부에 붙이는 패치의 장점과 자가 투여 방식의 효율적인 약물전달 기능이 극대화된 제품입니다. EGF(상피세포 성장인자)와 고품질 히알루론산을 머리카락 1/4 굵기의 초미세 바늘 형태로 건조시켜 만든 결정체로, 패치 위에 직접 구조체들을 형성합니다.
마이크로구조체 형태로 굳혀진 유효성분들은 피부 각질층을 뚫고 표피 안쪽까지 들어가 체내 수분과 만나 피부 깊숙한 곳에서 구조체 전체가 용해되기 때문에 유효성분 전달률이 높아 즉각적이고 뛰어난 효능을 자랑합니다.

나노 크기의 마이크로구조체는 표피 내부에 긍정적인 자극인 니들링 효과(Needling Effect)를 주어 피부 생명력을 되찾게 해 주며, 다른 화장품 1병 함유량의 안티에이징 유효성분이 패치 한 장에 녹아 있어 극적인 피부개선 효과를 선사합니다.
Q. ‘아크로패스’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용해성 마이크로구조체 기술은 원래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에서 개발한 기술인데, 회사에서 기술을 이전 받아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기술 자체가 약물전달 기술이어서 백신 쪽에 적용을 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 기술을 백신에 적용하면 주사를 맞지 않고도 패치만으로 백신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백신은 콜드(Cold) 체인 유통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냉장유통이 꼭 필요합니다. 그러다보니 저개발 국가에 백신을 제대로 유통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습니다. 패치 형태의 백신을 개발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이런 일들은 인생에 있어 의미 있고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의약품은 시간이 오래 걸려 먼저 제품을 상용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화장품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에 독자적 제조방식인 송풍인장방식을 개발, 약물 전달의 새로운 플랫폼인 용해성 마이크로구조체 패치, ‘아크로 패스’를 만들었습니다.
아크로패스(Acropass)는 지나간다는 뜻의 어크로스(Across)와 통로라는 뜻을 가진 패스(Path) 두 단어를 조합해 만들었으며, ‘피부 장벽을 건너 약물을 전달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Q. 용해성 마이크로구조체 기술은 라파스만의 특허인가요?
용해성 마이크로구조체 기술은 현재 많은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이크로 니들은 라파스만의 특허인 송풍인장방식(DAB, Droplet-born Air Blowing)으로 제조하고 있습니다.
송풍인장방식을 사용한 라파스의 용해성 마이크로구조체 제조기술은 한국, 미국의 특허를 갖고 있으며, 자체 제조공장은 ISO22716 국제인증을 취득했고, 독일 ‘Advanced Materials’ 등 세계 학술지에 신기술로 소개되는 등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Q. 나이에 상관없이 전 연령층이 사용 가능한지, 그리고 임산부도 사용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일반 화장품의 경우 방부제나 화학적인 성분들이 많은데, 저희 제품은 사람이 몸에 갖고 있는 히알루론산과 EGF 상피성장인자 이 두 가지 성분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유해한 성분이나 화학 성분은 하나도 들어가지 않아 임산부가 사용한다고 해서 문제될 일이 없고, 전 연령층이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Q. 일반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미용 패치와 아크로패스 패치에 차이점이 있나요?
아크로패스 패치는 하이드로콜로이드라고, 상처 치료에 쓰이는 습윤 밴드와 같습니다. 인체에 가장 트러블이 없는 제품으로, 피부 호흡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러운 습윤 환경을 조성해 보다 안전하게 유효성분을 체내에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 줍니다.
Q. 아크로패스를 개발하면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제대로 된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지 않았을 때, 실험실에서 생산한 제품을 가지고 일본에서 회사를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돈을 벌 생각으로 소개한 것이 아니었는데, 일본 관계자들이 저희 제품을 보고 신기해 하면서 바로 거래처에 소개시켜 주셨습니다.
물건을 만들어서 납품해야 하는데 아직 공장이 완벽하게 세팅되기도 전에 계약을 했고, 처음 생산하다 보니 미숙했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실험실에서 생산한 제품을 가지고 왔다 갔다 하면서 1년 정도 고생했습니다.
100개를 만들어서 납품해야 하는데, 100개를 만들 원재료를 투입해서 1~2개 밖에 만들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1~2개를 모아서 100개를 납품했으니 처음에는 엄청난 손해를 봤습니다. 그러나 차츰차츰 개선이 돼 수율이 어느 정도 올라왔고,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제대로 유통하기 시작했습니다.
Q. 일반 화장품과 달라서 공장 자체가 다를 것 같은데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아크로패스는 반도체 공정을 응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화장품 공장보다는 반도체 공장 같은 느낌이 납니다.

일반 화장품은 용기에 담고 원료를 혼합하는 등 이런 과정과 함께 제품을 담고 있는 탱크 같은 것들이 있는데, 저희는 그런 게 하나도 없습니다. 공장 사진을 보면 라인 하나에서 모든 것이 만들어지고, 나중에 파우치 포장할 때만 일반 화장품과 비슷합니다.
Q. 미국과 일본에 먼저 제품을 론칭했는데, 어느 쪽으로 유통되고 있나요?
일본은 주로 피부관리숍을 통해 유통되고 있고, 미국의 경우 미용제품 전문 네트워크 세일즈 회사를 통해 유통되고 있습니다. 일종의 방판형식이라고 보면 되는데, 우리나라 방판과는 개념이 조금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방판 원들이 직접 찾아다니는데, 미국은 컨벤션을 열어 사람들이 오게 만드는 방식이고,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Q. 미국과 일본 매출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일본은 올해 15~20억원 정도 매출을 올렸으며, 미국은 상반기에만 100억원이 넘어 현재 약 120억원 정도입니다.
미국에 일본보다 나중에 론칭했는데 미국 사람들이 반응이 훨씬 좋고, 유통회사의 규모도 더 커서 그런지 매출도 훨씬 높습니다.
Q. 라파스가 생각하는 기업의 인재상은 무엇입니까?
기존의 것을 답습하지 말고, 항상 새로운 것을 고민해보고 시도하려고 합니다. 남들이 했던 것을 하면 우위를 차지할 수 없으며, 크게 성장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존에 있던 것과는 다르게, 하다못해 문서를 만들더라도 새로운 방법으로 해보고자 노력합니다.
Q. 라파스의 비전과 앞으로 어떤 회사로 이끌고 가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용해성 마이크로 구조체 기술을 미용 분야에 먼저 상용화를 했지만, 내년에는 의료기기 형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용 분야는 계속 개발할 예정이며, 의료기기나 의약품 개발에도 집중하고 속도를 낼 예정입니다.
아크로패스를 단순히 화장품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새로운 영역의 제품이 나왔다고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새로운 영역, 새로운 효용가치가 있는 물건으로 봐 주시면 그것들이 궁극적으로 상품이나 의약품 등을 개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런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게 도움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통해 전 인류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사진출처 = 러브즈뷰티 DB, 라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