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지난해 형편없던 상장사의 신규 시설투자가 올 1분기 부쩍 늘어 경기회복의 청신호가 켜졌다는 기대감을 갖게한다.
14일 한국거래소가 지난 2015년 1월 초부터 2016년 12월 말까지 코스피·코스닥의 신규시설 투자 공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장사의 신규 시설투자액이 12조8456억원으로 전년 35조7754억원에 비해 64.1% 감소했다.
이는 대한항공(10조3366억원↓), S-Oil(4조7890억원↓), OCI(3조6800억원↓), 아시아나항공(3조787억원↓), 현대제철(1조1221억원↓) 등 투자 규모가 큰 기업 5곳의 투자액이 24조원이나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상장사 투자 기조는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올 1분기 국내 증시의 신규시설 투자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89억원(25.9%) 증가하며 회복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시 종류별로 보면 코스피 상장사의 신규 투자액은 지난해 11조2475억원으로 67.7%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상장사는 1조5981억원으로 63.6% 증가해 대조적이었다.
신규 시설투자는 기업 규모별로 차별화 됐다.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최근 사업연도 말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법인의 신규 시설투자 금액은 지난해 9조1824억원으로 전년 대비 72.6% 줄었다. 이들 대규모 법인 이외 법인은 2조651억원으로 같은 기간 58.9% 늘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최근 사업연도 말 자산총액이 2000억원 이상인 대기업의 신규 시설투자액은 작년 9232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인 194.1%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대기업 이외 기업은 전년(6628억원)과 비슷한 6749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상장사 중에서는 대규모 공장 증설에 나선 SK하이닉스가 2조2137억원으로 신규 시설투자 상위 1위였다. 이어 LG디스플레이(1조9900억원), 대한항공(1조7536억원), LG화학(7000억원), 한국가스공사(5886억원), 아모레퍼시픽(5854억원) 등의 순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 신규 시설투자 1위 기업은 3477억원을 공시한 LCD·반도체용 특수가스 개발 전문업체인 SK머티리얼즈였다. 이어 셀트리온(3251억원), 에머슨퍼시픽(866억원) 등의 신규 투자가 활발했다.
지난해 상장기업의 자기자본 대비 신규시설투자 비율은 14.1%로, 전년 대비 21.1% 감소했다. 코스피는 13.2%로 전년 대비 22.6% 감소했으며, 코스닥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26.0%를 기록하는 등 시장별로 상반된 추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