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롯데그룹이 바늘구멍보다 더 좁은 취업관문에서 과도한 스펙경쟁에 내몰린 취업준비생들의 부담을 줄이고 능력중심 채용문화 확산을 위해 스펙을 과감하게 배제하고 직무 관련 평가만으로 우수인재 선발에 나서면서 채용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롯데는 2015년부터 진행된 탈스펙 채용절차인 ‘스펙태클(Spec-tackle) 오디션’을 통해 롯데제과·롯데백화점·코리아세븐·대홍기획·롯데시네마·롯데정보통신 등 16개 계열사에서 공채와 인턴을 포함 총 100여명을 뽑는다.
스펙태클 오디션 채용에서는 출신학교나 성적, 인턴경험 등을 묻지 않는다. “세븐일레븐의 새로운 디저트 브랜드를 제안하라”(코리아세븐), “혼술·홈술 트렌드 확산에 따라 저도주 인기가 높아지는 현실에서 ‘처음처럼’이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라”(롯데칠성음료) 등 직무 관련 주제의 과제를 통해 지원자의 프레젠테이션을 평가한다.
지원서는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접수받는다. 전형은 제출과제 심사-인·적성검사(L-TAB)-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최종 합격자 발표는 6월이다.
롯데의 스펙태클 오디션 전형에 대한 팁을 롯데 인사담당자에게 들어봤다.
- ‘탈스펙’ 전형을 도입한 계기는?
“롯데는 지난 2011년부터 신입공채 선발 시 학력제한을 완화, 2013년 개인의 다양성 인정과 차별 철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롯데그룹 다양성 헌장’을 제정한 뒤 본격적으로 능력중심 채용문화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2015년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부터는 입사지원서에 사진·SNS 계정 등 기본사항 뿐만 아니라 IT 활용능력·수상경력·기타활동(동아리 활동·어학연수 등)과 같이 직무능력과 무관한 항목들을 삭제했다.”
-‘스펙태클 오디션’ 전형의 효과는?
“해당 전형을 통해 채용된 사원들이 타 전형으로 선발된 사원들과 비교했을 때 적극성·창의성·전문성 등에서 뛰어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직무에 대한 이해도와 만족도가 높아 초기 조직적응 및 정착 역시 타 전형 입사자보다 우수하다고 판단된다.
실제로 프로그램 코딩을 통해 합격자를 선발한 롯데정보통신의 경우 프로그램 개발 역량 측면에서 업계 4~5년차 수준을 보여준 지원자들이 있을 정도로 평균적인 능력이 높아 면접관들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스펙태클 오디션’ 전형의 평균 경쟁률은?
“전형 경쟁률은 공개할 수 없다.”
-‘스펙태클 오디션’ 전형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팁을 준다면?
“지원서 접수 시 기본적인 인적사항(이름·연락처) 외에 지원한 회사에서 요구하는 제안서/기획서/과제에 대해서만 제출할 수 있다. 면접 전형에서도 제출한 과제와 관련된 프레젠테이션이나 미션수행만으로 평가하고 따로 어학성적이나 자격증 소지여부를 묻지 않는다.
출신학교·성적·인턴경험 등에 대한 사전정보를 받지 않기 때문에 면접관들 역시 지원자의 배경을 모른 채 면접을 진행한다. 따라서 지원자가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지원회사가 요구하는 지원 과제에 충실히 자기 역량을 다하는 것이 최선이라 할 수 있겠다.”
-선발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회사에서는 지원자의 배경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오로지 지원자가 제출한 과제와 면접 시 지원자의 과제수행을 통해 모집하고자 하는 직무와 관련된 지원자의 역량(직무능력) 및 자질(창의성·적극성·성실성 등) 등을 평가해 선발한다.”
-롯데그룹의 16개 계열사에서 공채·인턴 포함 총 100여명을 선발한다. 공채와 인턴의 비율은?
“공채는 정보통신에서 진행되며, 다른 회사는 인턴으로 진행된다. 비율은 공개할 수 없다.”
-신동빈 회장은 여성인력 확대를 위해 신입 공채 인원의 약 40%를 여성으로 선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채용 인원 중 여성채용 비율은?
“롯데는 신동빈 회장의 지시에 따라 2006년부터 여성 인력에 대한 채용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왔다. 올해는 신입 공채 인원 중 여성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스펙태클 오디션과 관련해 목표로 하는 여성채용 비율은 따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