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물산, 수감 중인 노병용 전 대표를 고문에? 적절성 '논란'
롯데물산, 수감 중인 노병용 전 대표를 고문에? 적절성 '논란'
  • 안옥희 기자
  • 승인 2017.04.0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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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사태'로 금고형받은 노 전 대표, 지난달 1일 고문 위촉해 관련 잡음 불거져
▲지난 2015년 5월 제2롯데월드타워 공사 현장에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오른쪽 두번째)과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가운데) ⓒ포커스뉴스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롯데물산이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노병용 전 대표를 고문으로 위촉해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물산이 지난달 1일 이원우 전 롯데물산 대표를 상근고문으로, 노병용 전 대표를 고문으로 위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 전 대표가 올해 초 가습기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금고형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 중인 상태로, 업계 일각에서는 부적절한 예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고형은 징역형처럼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노역은 하지 않는다.

노 전 대표는 롯데마트 사장이었던 지난 2006년 옥시 제품을 모방해 출시된 롯데마트 가습기 살균제 PB제품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를 제조, 판매하면서 안전성 검증을 소홀히 한 과실로 다수의 인명 피해를 일으킨 혐의를 받았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롯데마트의 가습기살균제로 사망하거나 폐 손상 등으로 인해 평생 불구가 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나, 사태의 책임자인 노 전대표가 금고형 4년을 선고받은 데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여론이 빗발쳤다.

올해 2월에는 노 전 대표가 가습기살균제 사태 관련 재판을 받고 있던 지난해 12월 롯데마트가 노 전 대표를 선처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빈축을 샀다.

사망자까지 발생한 막대한 피해를 내고도 외면해오다가 지난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5년 만에 늑장 사과한 가해기업이 당시 사태의 책임자를 선처해달라고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은 피해자들과 여론을 도외시한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당시 롯데마트노조가 탄원서 서명을 주도하면서 직원들에게 서명을 강요했으며, 여기에 회사 차원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롯데마트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수감 중인 노 전 대표를 고문으로 앉힌 롯데물산의 결정을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노병용 전 대표가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인 롯데월드타워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각종 논란을 진화, 수습하는 등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을 감안한 예우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노 전 대표는 무려 40여 년간 백화점, 마트, 건설 사업 등을 맡아 키워 온 ‘정통 롯데맨’으로 통한다. 1979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1994년 롯데백화점 기획부문 이사, 1997년 롯데백화점 잠실점 점장, 2003년 롯데쇼핑 수도권판매본부장과 롯데미도파 사장, 2004년 롯데마트 영업본부장 전무, 2010년 롯데마트 대표이사 사장, 2015년 롯데물산 대표이사 등을 두루 역임했다.

롯데월드타워와 관련 특혜와 안전성 논란이 끊임없이 불거지던 지난 2015년 1월 부임과 동시에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공사현장을 챙기며 신뢰 회복에 주력했다. 4개월 만에 안전문제가 제기됐던 수족관과 영화관도 재개장시키는 등 월드타워 건립을 궤도에 올려놓아 그룹 내 신망이 깊은 인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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