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30대그룹 투자부진 지속될 듯
올해도 30대그룹 투자부진 지속될 듯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7.04.05 1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30대그룹 투자 불황여파로 18% 급감…인력·R&D 투자도 주춤
올해도 투자 확대 따른 경기 회복 기대 어려워…대내외 불확실성 여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포커스뉴스

[데일리비즈온 이서준 기자] 경기불황 여파로 지난해 30대 그룹의 투자가 급감했다. 설비투자는 물론 구조조정으로 직원수가 대폭 줄고 있는 가운데 인력이나 연구개발(R&D)등 미래투자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도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투자부진은 이어질 전망이어서 장기화 국면에 빠져든 경제회복이나 고용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기업평가기관 CEO스코어는 4일 국내 30대 그룹 266개 계열사(비상장사인 부영그룹 제외)의 유·무형 자산 투자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총 투자액은 60조69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3조3991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0대 그룹이 전경련 조사에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며, 지난해 민간투자 증가세에 비해서도 극히 저조한 실적이다.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30대그룹의 투자저조는 앞으로의 성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점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공장 증설 등 설비투자를 의미하는 유형 자산 투자액이 21%(13조8456억원) 급감했다. 지식재산권 매입 등 무형 자산 투자액은 4464억원으로 6% 늘었다. 사업 보고서를 제출한 29개 그룹 중 17개 그룹이 투자를 줄였고 12개 그룹은 늘렸다.

그중 3대 그룹의 투자는 눈에 띄게 줄었다. 현대차그룹의 투자액은 8조4131억원으로 1년 새 53% 줄었다. 삼성동 한전 부지 매입에 따른 비용(10조5500억원) 처리가 2014~2015년에 마무리되면서 감소 폭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과 SK그룹도 전년 대비 각각 1조7625억원(10%), 1조4193억원(12%) 줄였다. 삼성의 경우 사이클 산업인 반도체 투자가 2015년에 집중된 효과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LG그룹은 14% 늘어난 7조9087억원을 투자해, 30대 그룹 중 유일하게 투자를 가장 많이 늘렸다. 특히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장을 증설 중인 LG디스플레이는 전년보다 1조524억원(56%)을 더 투자했다.

투자가 뒷걸음질 친 주요 원인은 경기 침체 탓이지만, 이는 동시에 경기 침체를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됐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6년 국민계정 잠정치를 보면, 지난해 민간부문 총자본형성(총투자)은 5.2% 늘어 전년도(5.9%)에 이어 5%대의 증가율을 유지했다. 하지만 30대 그룹의 투자는 두자릿수 감소율을 보여 결과적으로 경기회복에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

한편 지난해 미래의 기업경쟁력을 결정짓는 R&D투자와 인력에 대한 주요그룹의 투자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국내 10대 그룹 주력 계열사가 실적은 개선했지만, 미래 경쟁력인 인력과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는 주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투자는 꺼리면서 단기 수익성에 치중한 결과로 보인다. 특히 인력부분에선 구조조정 여파로 많은 인력이 회사를 떠났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LG전자 등 10대 그룹 주력 계열사의 지난해 말 직원 현황을 집계한 결과 1년 사이에 6777명(약 2.2%)이 줄어들었다. CEO스코어의 집계 결과 30대 그룹의 경우 253개 계열사의 작년 말 기준 직원 수는 93만124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1만9903명(2.1%)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그룹의 연구·개발(R&D) 투자는 전년과 비교해 소폭 증가(1.4%, 3110억원)하는 데 그쳤다. 2015년 불황 여파와 불투명한 세계 경기가 고용과 R&D 투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0대 그룹 계열기업별 인력감소 및 R&D투자를 보면 삼성전자의 경우 1년 사이에 3698명의 직원을 줄였고, R&D 투자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4년과 2015년 7.4%에서 지난해 7.3%로 0.1%포인트 감소했다. 연구소 역시 작년말 기준 35개로 전년보다 3개가 줄었다.

현대중공업 역시 1년 동안 직원 수를 4332명 줄였고, R&D 투자는 약 15% 축소했다. 나머지 기업의 상황도 비슷하다.

올해도 대기업들의 미래투자는 활발하지 못할 전망이다. 대기업들의 채용과 R&D 등 미래 투자는 여전히 소극적일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지난해 10월보다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대우조선해양 등 산업 구조조정,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와 금리 인상, 거세지는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