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광고 끊겨 언론사 '초비상'
삼성그룹광고 끊겨 언론사 '초비상'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7.04.03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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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매출 큰 타격, 경영쇄신 불가피…'미전실' 해체따라 홈페이지 블로그도 폐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포커스뉴스

[데일리비즈온 박홍준 기자]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 해체에 따른 후속조치로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모두 폐쇄조치했다.

한편 미래전략실 해체에 따라 삼성그룹에 대한 광고의존도가 높은 언론사들이 협찬광고가 대폭 중단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3일 삼성그룹 홈페이지 초기화면에는 "홈페이지 서비스가 모두 종료된다"며, "그동안 삼성그룹 홈페이지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한다"는 메시지가 올라와 있다.

삼성측은 미전실이 없어지는 마당에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운영해온 대외 매체를 더 이상 유지할 필요성이 없어지면서 문을 닫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삼성그룹 홈페이지를 이용 해 삼성그룹에 관한 각종 정보를 입수해온 네티즌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일정 기간 동안 안내 메시지를 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는 폐쇄됐지만, 그룹 차원에서 마지막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반기 공채 관련 내용은 기존 사이트에서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삼성그룹 홈페이지 내 채용이나 별도 사이트인 '삼성그룹 인재와 채용 홈페이지'에서 정보확인이 가능하다.

삼성은 지금까지 미전실 커뮤니케이션팀이 그룹 홈페이지와 블로그, 페이스북 등을 운영했지만, 미전실이 해체되면서 이를 운영할 조직이 없어진 데 따라 취해진 불가피한 조치로 보인다.

삼성이 미래전략실을 이같이 완전히 해체함에 따라 언론사들은 그동안 삼성그룹으로부터 지원받은 협찬광고가 끊겨 올해 매출이 대폭 줄어 들 것으로 예상되자 대책마련에 초비상 상태다.

광고협찬의 중단은 이미 예고됐다. 그동안 미전실이 브랜드 사용에 대한 분담금 명목으로 각 계열사로부터 갹출해 광고·협찬 예산을 집행했지만, 그 구심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3월부터 언론사의 이미지 광고에서 그룹지원 중단은 감지됐다. 언론사들이 더욱 우려하는 점은 삼성이 그룹의 광고협찬을 중단한 것은 ‘최순실게이트’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다른 그룹사들의 관련 예산 축소나 소극적인 광고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서 고민이 많다.

한 인터넷매체의 K회장은 “그동안 삼성그룹의 협찬이 월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컸는데 미래전략실 해체로 그룹의 협찬은 모두 중단돼 회사를 꾸려가기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룹지원분을 계열사가 협찬해줄 수 없느냐고 물었더니 당장 예산이 없고 추가예산 확보를 도와주기 어려운 형편이다”라고 딱 자르더라고 전했다.

군소매체는 말할 것도 없고 주요 일간 언론사들도 이들 매체와 별반 다름없는 삼성광고 중단 충격에 빠져 있다. 삼성그룹 일각에서는 언론사들이 협찬중단으로 큰 일 났다며 아우성이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의 창구로 그룹 협찬광고 분을 어느 정도 보충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문제 해법을 찾는 데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언론사들은 그동안 그룹지원 광고협찬을 각 사업별 지주사 격인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과 협의를 하고 있었으나 이제 ‘각자도생’을 해야할 상황에서 광고·협찬 예산확보가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언론사 광고담당 간부는 “광고·협찬을 협의할 대상이 사라지면서 카운트 파트너가 누구인지 모를 뿐 아니라 물어볼 사람조차 마땅치 않다”며, “이제는 각 계열사 경영진들이 생존을 위해 실적 위주로 갈 수밖에 없고 그럴 경우 B2B(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기업인 중공업과 같은 계열사는 광고를 할 필요가 없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 언론사 대기자는 “최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 언론사들에 비상이 걸린 것은 언론의 삼성을 비롯한 재벌그룹에 대한 위험수의 자본권력예속에서 비롯됐다. 언론사가 그동안 삼성을 비판하지 않는 조건으로 협찬을 받은 것이 이런 문제를 빚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언론이 재벌 탓만 할 게 아니라 먼저 재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광고총연합회 광고정보센터 매거진이 닐슨코리아 자료를 받아 공개한 지난해 100대 광고주별 매체비 현황을 보면 이들 기업이 TV, 신문, 잡지 등에 집행하는 한 해 광고비는 약 150억~20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2002억원으로 가장 많고 LG전자 1240억원, 현대자동차 814억원, KT 807억원, 기아자동차 525억원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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