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장 관변단체 회장·과거 5·16군사 쿠데타 기념 재단 수상이력 알려져 '불매'위기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최근 치킨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가 정부의 세무조사 압박에 인상 계획을 보류한 BBQ(비비큐)에 대한 여론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치킨값 인상 파동을 계기로 그동안 BBQ가 가맹점을 상대로 ‘갑질 횡포’를 부린 사례가 재조명되면서 일부 누리꾼들은 불매운동까지 시사하고 있는 형국이다.
BBQ는 1995년 창업자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으로부터 탄생한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1위다. 윤 회장은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성공한 프랜차이즈 업계의 신화로 알려졌지만, 그의 성공 이면에는 가맹주들과 수많은 마찰과 분쟁이 있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BBQ는 ‘BBQ 프리미엄카페’ 가맹점을 모집하면서 기만적인 광고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적발, 시정명령을 받았다.
BBQ는 지난 2012년 한 일간지 지면에 마치 모든 가맹점에 대해 총 투자금액의 연 5%를 최저 수익으로 보장해주는 것처럼 광고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내부적으로 창업형태를 신규매장과 업종전환매장으로 구분하고, 신규매장에 대해서만 광고 내용대로 총 투자금액 대비 연 5% 최저 수익을 보장해 주는 것이었다.
2013년에는 본사가 발행한 상품권을 정산하면서 수수료 10%를 가맹사업자에게 떠넘긴 사실도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2000년, 2008년, 2011년에도 불공정행위가 적발돼 공정위의 단골 제재 기업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거슬러 올라가 2005년에는 치킨 튀김 기름을 트랜스지방 함량이 높은 대두경화유에서 올리브유로 바꾸면서 마리 당 튀김유 원가가 205원에서 1457원으로 올랐는데 BBQ는 당시 1만1000원이던 치킨 가격을 1만3000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치킨 값 인상에 따른 가격저항이 예상됨에 따라 BBQ는 8개월 동안 13차례에 걸친 판촉행사를 기획했고 66억원을 들여 유명가수의 음반, 콘서트 응모권과 각종 경품을 내걸었다. 사실상 강요에 가까운 판촉행사였지만, BBQ가 총 비용 66억원 중 6억원만 부담하고 나머지 60억원은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겨 논란이 됐다. 판촉행사를 할수록 매출 신장은커녕 매출이 떨어지고 판촉물 재고만 쌓여가자 가맹점주들이 모여 가맹점주협의회를 구성, BBQ의 횡포에 대응했으나 BBQ는 물류공급 중단과 계약 해지로 응수했다. 이에 대해 일부 가맹점주들이 ‘갑의 횡포’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2015년 법원은 BBQ측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는 전 세계 4000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BBQ를 비롯해 닭익는마을, 참숯바베큐, 치킨앤비어 등 14개 브랜드를 보유하면서 인접거리에 유사브랜드 가맹점 출점을 확대하는 전략을 통해 가맹점주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가맹점 갑질 횡포 사례뿐 아니라 윤홍근 회장의 관변단체 회장 이력 등도 구설에 올랐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치킨값 인상을 계기로 윤 회장의 프로필, 과거 행적과 이력이 담긴 게시물이 공유되며 누리꾼들의 불매운동을 촉진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BBQ와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연관성을 지적하며 “윤홍근 제너시스 BBQ 회장이 태극기집회를 지원하는 단체의 회장”, “BBQ 치킨 주문전화 한통이면 박사모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주문하시겠습니까?”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윤 회장은 2014년부터 보수성향의 관변단체 바르게살기운동 중앙협의회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바르게살기운동 중앙협의회는 새마을운동중앙회·한국자유총연맹에 이어 국고 지원을 받는 3대 관변단체 중 한 곳이다. 전신은 제5공화국 신군부 세력의 권력창출기구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의해 만들어진 사회정화위원회다. 신군부가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만든 비민주적인 기구라는 비판이 일자 1989년 이름을 바꾸고 국민운동 단체로 재편됐다.
이 단체의 과거 행적을 두고 윤 회장이 이번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 집회(태극기집회)와도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 2015년 3월 서울 태평로에서 열린 ‘종북세력 청산 범국민협의회’를 비롯해 친정부 성향의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 홈페이지 사진자료실에는 2014년 전국회원대회 당시 박 전 대통령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축사하는 사진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윤 회장이 맡고 있는 단체와 궤를 같이하는 한국자유총연맹·새마을운동중앙회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박 전 대통령 탄핵 기각을 요구하는 태극기집회 등을 주도하고 있어 정부 예산 지원을 받는 관변단체가 정치적 중립 규정을 어기고 있다는 지적과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윤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새누리당 후보 시절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특보 겸 직능위원으로 활동했던 '숨은 이력'도 이번 치킨값 인상 파동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과거 5·16군사 쿠데타를 기념하는 재단의 상을 수상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2013년 제48회 ‘5·16 민족상’ 산업부문을 수상했는데 이 상은 5·16군사 쿠데타를 기념하며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업적을 기리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수상자 중에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 등과 고엽제전우회장, 재향군인회장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