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사드보복으로 중국서 10조 날리고 봇짐 싸나?
롯데, 사드보복으로 중국서 10조 날리고 봇짐 싸나?
  • 심은혜 기자
  • 승인 2017.03.0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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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롯데마트 전경 ⓒ 롯데마트

[데일리비즈온 심은혜 기자] 롯데그룹이 정부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를 제공한 후부터 롯데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는 점점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어 20년간 10조 이상을 투자한 롯데의 사업 철수설이 나돌면서 롯데의 시름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지난 달 28일 롯데가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정부에 제공한다고 발표하자마자 중국의 보복조치는 바로 시작됐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京東)닷컴은 사이트 내 롯데마트관 폐쇄, 알리바바 쇼핑몰 톈마오(天猫·T몰)도 롯데 플래그숍을 폐쇄시켰다. 

이어 롯데그룹의 중국 홈페이지가 해킹당해 운영이 중단되었으며 중국의 관영매체들은 한국 기업들에게 보복조치를 해야한다는 식의 기사들을 쏟아내고, 일부 중국인들은 롯데그룹을 퇴출해야 한다며 롯데면세점의 공식 웨이보 계정에 중국에서 떠나라는 글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롯데 퇴출 여론이 거세지자 보복조치는 더욱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중국 온라인 배달업체 메이퇀(美團)과 바이두 와이마이(百度外賣)도 롯데 관련업체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롯데에 서비스 계약 해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 당국은 중국내 롯데마트 등에서 사업장에 대한 소방점검을 진행한다는 명분으로 트집을 잡으며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있으며, 일부 매장에는 롯데가 상품 가격 표시를 위반했다며 50만 위안(약 8400만원)의 벌금 폭탄을 부과했다. 업계관계자들은 중국에서 영업이 정지된 롯데마트 매장은 23개이며 이후에도 더 늘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악화된 중국 여론은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 6일 입장문을 통해 선택권이 없었다고 설명하며 기업의 이익을 취하지 않고 공익 활동에도 수천만위안을 출연했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에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중국 철수설이 나돌고 있다. 현재 롯데의 계열사 22개가 중국에 진출해 120여개 사업장, 2만6000여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으며, 식품 및 화학계열사들의 생산기지도 중국에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롯데는 20년 넘게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중국에 투자하며 사업을 진행해 왔지만 매년 수천 억 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거센 사드보복 조치로 위기가 찾아와 더 이상 중국에서 사업을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 됐다. 일각에선 어짜피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마당에 중국에서 철수해도 손해가 덜하지 않냐는 시각이다. 

한편 중국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대외 개방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롯데그룹에 대한 보복조치를 보았을 때 이미지를 좋게 만들기 위한 대외적인행보가 아니냐는 시각이다. 세계경제포럼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닫힌 시장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중국 일각에서는 과도한 보복조치에 회의적인 시각도 일고 있다. 중국 인터넷매체인 ‘동북아재경(財經)’의 웨이신 계정인 ‘동북아관찰(觀察)’은 한국을 비롯한 롯데제품의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을 배타적 애국주의인 ‘쇼비니즘’이라며 비판했다.

매체는 외국기업을 벌주려면 법에 의거해야하는데 중국 어느 법에 롯데를 축출할 수 있는 근거가 있으냐며 반문하며, 중국에서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다고 해도 중국 기업 역시 롯데와 마찬가지로 정부에 맞서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중국 시민들도 롯데에 대한 악감정은 없으며 중국 정부가 너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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