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티움, '분식회계' 의혹 털고 증시에 '입성'할까?
덴티움, '분식회계' 의혹 털고 증시에 '입성'할까?
  • 안옥희 기자
  • 승인 2017.02.23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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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오스템임플란트의 실적 부풀린 의혹 제기가 상장 '발목'
28일 증선위 결정 최종 제재수위 따라 상장여부 최대변수될 듯
ⓒ덴티움 홈페이지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국내 임플란트업계의 최대 강자인 오스템임플란트가 라이벌인 덴티움이 매출액과 이익을 실제보다 부풀렸다는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덴티움의 기업공개(IPO)가 장기 표류하고 있다.

상장 여부를 판가름하는 최종 제재수위가 나오는 28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임플란트업계 1위 오스템임플란트가 금감원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경쟁사인 덴티움이 고의적인 분식회계 혐의가 있다며 기자회견을 추진했다가 돌연 취소한 것과 관련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덴티움에 제기한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금융당국이 최근 ‘상장에 문제없다’고 결론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오스템임플란트가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하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달 중순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에 덴티움의 분식회계 의혹을 주장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덴티움이 치과들과 임플란트를 대량으로 묶어 파는 계약을 맺고 계약금 전액 또는 대부분을 그해 매출로 인식하는 등 기업회계원칙(K-IFRS)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오스템임플란트측은 진정서를 통해 “덴티움이 최근 3년간 이런 방식으로 국내에서 649억원, 해외에서 516억원 등 총 1165억원을 매출액으로 과대계상했다”며, “2016년에도 최소 500억원 이상의 매출 분식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한다”고 지적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앞서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에 이 같은 내용의 분식 회계 의혹을 제기, 적법성 여부를 물었다. 이에 금감원이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에 덴티움의 회계감리를 요청했다. 한공회는 덴티움이 90억원의 반품충당금부채를 과소계상했다며 위법동기는 ‘과실’, 중요도(가중치)는 ‘II단계’에 해당한다는 조치사전통지서를 덴티움측에 통보했다.

‘과실’은 위법동기(‘고의-중과실-과실’) 중 가장 낮은 단계다. 한공회는 덴티움의 회계처리 위반에 고의성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덴티움은 이 같은 지적에 2014년 말까지 반품충당금 90억원을 설정해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2014년 매출액은 13억원, 영업이익은 11억원, 당기순이익은 11억원이 줄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스템임플란트가 한공회의 ‘과실’ 판단이 너무 가벼운 조치라며 덴티움의 방식이 ‘고의’라고 꾸준히 주장하고 있어 타당성 공방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1997년 설립돼 현재 50%의 점유율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 기준 매출은 211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술력을 갖춘 후발업체들이 하나둘 생겨나면서 점차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덴티움은 2000년 설립돼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점유율 2위에 안착, 2015년 기준 매출액은 955억원이다.

이번 문제 제기가 경쟁업체이자 업계 2위인 덴티움의 증시 상장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불거진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후발주자들의 상장에 위협을 느낀 오스템임플란트가 ‘흠집내기’를 통한 견제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업체 간 과당경쟁이 이 같은 ‘밥그릇 싸움’을 촉발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오스템임플란트의 회계 관련 투서 소식에 덴티움의 IPO 기업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예비심사 당시 1조원 이상을 기대했던 기업가치는 6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희망공모가밴드도 한때 7만원대이던 장외가격보다 35% 하락한 4만5000원~5만원선으로 결정됐다.

덴티움이 지난해 3월 상장을 공식화한 이후 계획대로 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면 상장이 연내 마무리될 수 있었으나, 상장예심만 6개월이 소요됐고 이후 금감원의 감리로 또 수개월을 표류하면서 상장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예비 투자자들은 오스템임플란트의 회계 관련 제동에 대해 ‘근거 없는 흠집내기’라며 비판하고 있다. 주식 관련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일부 예비 투자자들은 오스템임플란트의 분식회계 주장에 대해 사측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며, 상장 실패 시 관련 소송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비 투자자들의 민감한 반응에도 덴티움이 반박 등 별다른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의구심을 자아낸다. 일각에서는 조사 결과에 대한 자신감에서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증선위 제재 결과를 앞두고 숨죽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아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덴티움의 최종 제재수위는 오는 28일 금융위 증선위에서 결정된다. 증선위가 한공회 감리결과를 그대로 인용한다면 상장절차 진행에 문제가 안 되지만, 그보다 한 단계라도 더 높은 증권발행제한 수준의 제재를 받는다면 지난해 9월 받았던 상장 예비심사 효력을 상실, 상장 절차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이에 증선위 결과가 상장 절차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공회는 덴티움의 매출 인식 방식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일부 회계전문가들이 분식회계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하고 있어 이번 논란을 종식시킬 증선위 최종 제재수위 결과 발표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덴티움은 2011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지만, 채권 회수 불확실성과 경영 투명성 미흡을 이유로 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전력이 있다. 덴티움은 현재 회계감리가 진행 중이지만 3월 중순 이전에 상장을 완료해야 하는 만큼 오는 27일부터 이틀간 기관투자사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내달 6~7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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