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잇단 논란에 빛 바랜 '최대 실적'
제주항공, 잇단 논란에 빛 바랜 '최대 실적'
  • 안옥희 기자
  • 승인 2017.02.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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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家 사위 안용찬 부회장 역대 최대실적 올리고도 제주콜센터 폐쇄·후쿠시마 노선 강행해 '뭇매'
▲제주항공 여객기 ⓒ포커스뉴스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애경그룹 계열 제주항공 안팎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저유가, 안정적인 여객수요 확보 등으로 6년 연속 흑자를 기록, 매출액도 역대 최대치를 올렸지만, 제주 예약콜센터 존치와 일본 후쿠시마 노선 부정기편 운항 문제로 안팎에서 뭇매를 맞고 있어 눈부신 실적에도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액 7476억원, 영업이익 58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 2015년과 비교해 각각 22.9%, 14.2%씩 올랐다. 당기순이익도 1년 새 12.7% 올라 53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제주 콜센터 존치 문제로 인해 도와 도민, 도의회와도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안 부회장이 폐쇄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번 갈등 해결이 안 부회장의 경영능력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서울 이전을 위한 제주 콜센터 폐쇄 문제를 놓고 제주항공과 제주특별자치도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에는 설상가상으로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와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의 갈등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채 부회장은 제주도의 반발 여론 등을 고려해 폐쇄 방침 철회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안 부회장은 경영상의 이유로 폐쇄해야한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갈등양상에 대해 단순히 제주 콜센터의 존폐 문제일 뿐 아니라 애경 오너가의 경영과 관련한 미묘한 신경전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제주항공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외동딸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의 남편인 안용찬 그룹 생활항공부문 부회장 겸 제주항공 대표(공동대표 최규남 사장)가 지난 2005년 설립 때부터 경영해 온 ‘사위 기업’이다. 취항 초기에는 적자를 보였으나, 지난 2011년부터 6년 연속 흑자를 내며 현재 LCC업계 1위로 성장해 애경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높은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각종 무리수를 두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제주 콜센터 폐쇄와 일본 후쿠시마 노선 부정기편 운항 문제다.

제주항공의 제주 콜센터는 아웃소싱 전문업체 메타넷엠씨씨에 위탁 운영 중이나 인력 유지 문제, 충원의 어려움 등 운영 상의 어려움으로 김포 콜센터로 통합 운영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제주 콜센터는 결국 폐쇄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설치된 제주 콜센터의 직원은 현재 52명이며, 그중 제주 출신은 47명이다. 제주에 기반을 둔 지역항공사인 제주항공이 사실상 본사를 다른 곳으로 옮긴 데 이어 콜센터까지 폐쇄하기로 결정하면서 콜센터 직원들의 실직 우려에 도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애경이 150억원을 투입하고 제주도가 50억원을 출자해 만든 저비용항공사(LCC)다. 도내 콜센터 존치 문제를 두고 비판 여론이 커지자 도와 도의회가 적극 개입해 중재에 나섰으나 제주항공측의 미온적인 대처로 아직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상황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논평을 통해 “제주항공이 궁색한 이유를 앞세워 제주 콜센터의 서울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제주도민을 기만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콜센터를 이전하려면, 당장 항공기에 ‘제주’라는 이름을 반납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뿐만 아니라 제주항공은 2011년 3월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방사능 유출로 운항이 중단됐던 후쿠시마 노선 부정기편을 운항하면서 승무원 선발을 일방적으로 강행했다는 논란에도 휘말렸다.

최근 일본 현지 보도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1원전 2호기 원자로의 격납용기 내 방사선량이 그간 측정된 수치 중 최고치로 추정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조사된 방사능 수치는 시간당 최대 530시버트(Sv)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다음해 측정된 73시버트보다 7배 이상 높은 수치로 전해졌다.

원전사고 이후 수년이 지났지만, 방사능 수치가 여전히 높아 주민들조차 복귀를 거부하고 있는 지역에 운항을 강행하고 있어 내부 직원들뿐 아니라 업계에서도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노선 탑승 승무원들이 운항이 예고된 내달 18일과 20일에 휴가를 내는 등 집단 반발하는 등 여론이 격화되자 제주항공측은 강압적으로 승무원들을 배치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개인의 의견을 반영해 운항을 원하지 않는 승무원들을 강제로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이 직원들의 안전과 노동권을 사익과 맞바꾸려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제주항공은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전세기 운항 허가를 거부당해 미리 확보해 놓은 비행기를 당분간 일본·동남아 노선 증편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중국발 악재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후쿠시마 부정기편 운항을 강행하는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최근 논평을 통해 “후쿠시마는 원전사고 발생 후 심각한 방사능 오염으로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지역이며, 대부분의 항공사는 건강 피해 우려로 항공편을 운행하고 있지 않다”며, “방사능 오염에 따른 건강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승무원을 투입하는 행태는 노동자의 건강권과 안전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콜센터 폐쇄 논란과 더불어 제주항공의 반노동적 행태는 이대로 두고 볼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수준”이라며, “제주항공은 노동권 침해에 대한 분명히 사과하고 전세기 투입을 전격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한편, 후쿠시마 항로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999년부터 2011년까지 정기편을 운항했으나 원전 사고 발생 이후 정기편 운항을 폐쇄하면서 2013년까지 부정기편을 일부 운항했다. 최근에는 원전 영향으로 수요가 급감해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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