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넷마블'의 살인적 장시간 근로관행 손본다
고용부, '넷마블'의 살인적 장시간 근로관행 손본다
  • 안옥희 기자
  • 승인 2017.02.13 1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용부, 이정미 의원 기획근로감독 요청 수용…3월 게임사 등 대대적 근로감독
이 의원 "넷마블 자살·사망 산재여부 조사도 해야" 철저한 근로기준 감독 촉구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넷마블 본사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지난해 직원 3명이 잇따라 자살, 돌연사로 사망해 게임업계의 장시간 근로실태 논란을 촉발한 넷마블게임즈 등 게임업계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내달 집중점검을 실시한다.

이들의 과로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역학조사와 산재 여부 조사 등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13일 고용노동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이정미 정의당 의원의 게임사 및 IT업체에 대한 기획근로감독 실시 요청에 따라 고용부는 다음 달부터 장시간 근로 등 노동관계법 위반 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알려진 게임업계에 대한 집중점검에 들어간다.

고용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IT업종 사업장 89개소를 대상으로 서면 실태조사를 우선 실시했다. 이를 토대로 오는 3월부터 IT업종 원하청 사업장의 기초고용질서 위반, 비정규직 근로자(파견·기간제)에 대한 차별적 처우,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 따른 불법 파견 여부 등 노동관계법 전반을 점검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게임업계에 대해서는 근로시간 한도 위반 및 시간 외 수당 지급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의 경우 최근 중국 기업의 시장 잠식화에 따라 원청의 단가 인하 압박이 급속도로 증가했다. 시장 비중이 높은 모바일 게임의 경우 신규게임 개발기간은 단축되는 반면 실시간 유지보수 시간이 증가하다보니 장시간 근로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넷마블 노동자의 돌연사, 우연인가 필연인가? - 게임산업 노동환경 실태와 개선과제’ 토론회를 열고 지난해 하반기 직원 3명이 사망한 넷마블에 대한 고용부의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요청한 바 있다.

이날 이 의원과 게임개발자연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발표한 게임 개발자 업무환경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넷마블 개발자의 월평균 노동시간은 257.8시간으로 전체 업계 205.7시간보다 무려 52.1시간이나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지난해 넷마블 직원의 돌연사에 과도한 근로시간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의원은 “늦게라도 게임업계 연장근로 관행에 대해 감독에 나선 것은 다행”이라며 “근로기준 자체가 없는 게임업계에서 기준이 세워지는 계기가 되도록 철저한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지난해 넷마블에서 발생한 3명의 사망사건(돌연사 2명·자살 1명)에 대해서 고용부에 과로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역학조사와 산재 여부 조사도 당부했다.

한편, 넷마블은 게임업체들 가운데 살인적인 근무강도로 악명을 떨쳤다. 24시간 사무실 불이 꺼지지 않는다고 해서 ‘구로의 등대’로 불렸으며, 지난해 직원들이 잇따라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과로사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연간매출 1조5061억원, 영업이익 2954억원을 기록한 넷마블은 매출은 전년보다 40.4% 늘었고 영업이익도 31.3%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넷마블은 출시 한 달만에 매출 2060억원을 기록하는 등 모바일게임 매출 기록을 경신한 ‘리니지2레볼루션’의 성공을 기념해 본사와 계열사 임직원 3500여명에게 월급 100%를 보너스로 지급했다.

넷마블은 장시간 고강도 근무환경이 직원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며,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자 최근 야근과 주말 근무를 금지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내놓고 탄력근무제 도입, 신규 인력 채용 등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