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에 '갑질' 정신나간 포스코 간부들…경영진은 '뒷짐'
하청업체에 '갑질' 정신나간 포스코 간부들…경영진은 '뒷짐'
  • 안옥희 기자
  • 승인 2017.02.02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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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성접대·황제골프·인사청탁 등 '갑질' 끝판왕…권오준회장 '윤리경영'실종 녹슨 포스코의 민낯
무리한 요구에 하청업체 부도위기…부실감사에 '개인적 일탈' 무마 시도·이상한 기업문화 국제망신
(사진=포커스뉴스)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포스코 본사 간부들이 해외 하청업체에게 수년간 ‘황제골프’와 성접대, 인사청탁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2일 철강업계와 MBC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억 달러(한화 약 3500억 원)을 들여 준공한 태국 라용 포스코 강판공장 건설 과정에 파견된 포스코 법인장 등 본사 임직원들이 현지 하청업체들로부터 수시로 골프와 성 접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에 따르면 하청업체측이 밝힌 접대 횟수는 4개월간 47차례, 금액은 2000만원을 넘었다. 포스코 간부들은 하청업체 경영진에게 골프를 치자며 수시로 전화를 걸었고 골프 접대는 술집과 마사지업소로 이어지기 일쑤였으며, 수년간 일주일에 평균 두세 번씩 주기적으로 접대가 지속됐다고 전해졌다.

또한 포스코 본사 직원 20여명이 태국을 방문했을 당시 현지 하청업체측에 파타야 퇴폐업소 단체예약을 시키는 것도 모자라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하인 다루듯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포스코의 갑질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포스코 고위간부가 한 하청업체측에 자신의 지인을 4000만원 가까운 월급을 주고 채용하라고 강요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한 간부는 접대 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포스코측은 현지에서 간부들이 문제 행태를 보인 것은 인정했으나, 본사에서 감사를 실시해 법인장을 권고사직시키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청업체들은 포스코 간부들의 성 향응접대·뇌물·보증사기·횡령·금품지시 등 각종 범죄행위로 인해 막대한 손해를 입어 부도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무리한 접대 요구를 견디다 못해 하청업체들이 포스코에 탄원서를 보냈으나, 사측이 개인적 일탈로 이뤄진 문제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이 관련자들을 고발하라는 답변과 함께 이 같은 사실을 외부로 알리지 말라며 입 단속시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가 감사를 진행했으나, 업무상 과실과 횡령 부분만 살피고 각종 접대와 인사청탁 등의 민감한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눈감은 것으로 드러나 권오준 회장이 평소 주창해 온 ‘윤리경영’에 진정성이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 연임 추천된 권 회장은 지난 2015년 7월 윤리를 회사경영의 최우선 순위로 정착시키겠다며, ‘원스트라이크아웃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금품수수·횡령·성추행·정보조작 등 4대 비윤리행위를 적발 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퇴출시키는 이 제도의 취지와 달리 이번 사태에 대한 적절한 감사와 징계 등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허울뿐인 윤리경영이라는 비판 여론이 많다.

또한 지난해 8월 권 회장은 포스코 전 직원에게 ‘갑질’을 근절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같은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해외 하청업체들에 대한 간부들의 갑질 횡포를 막지 못해 결과적으로 겉으로는 상생을 외치면서 안으로는 ‘갑질’을 일삼는 ‘녹슨 포스코’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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