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비즈온 임성수 기자] 삼성SDI의 적자 행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SDI가 대형적자를 거듭하고 있는 것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와 전방 업체들의 재고 조정, 전동공구 비수기 진입 등으로 인해 소형 2차 전지 출하량이 감소한데 비해 중대형전지 출하 정체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24일 장마감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 손실은 무려 9263억3263만원으로 전년 대비 246.30%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에도 연결 기준 영업 손실은 580억2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47%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이는 당초 전망치 400억원을 초과하는 적자폭이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자동차 배터리 매출이 정체돼 영업 손실이 컸고 갤럭시노트7 단종 충격으로 적자 규모가 당초예상을 웃돌았다고 풀이했다.
삼성SDI는 당분간 적자 경영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25일 분석보고서를 통해 "1분기에도 영업적자 상황이 지속될 수 있고 중국 자동차배터리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면서 "주력 사업 개선에 대한 기대는 있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로 연결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전자재료와 소형전지 부문에서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중대형전지에서 출하 부진과 고정비 증가로 1분기에도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줄지만 여전히 큰 규모인 440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면서 "올해 연간으로도 흑자전환 여부가 아직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1분기 적자 폭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앞으로 갤럭시노트7 사태와 관련해 보완 설비 투자 및 점검을 통해 추가적인 안정성 문제가 발생될 가능성이 없고 다른 제품 출하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따라서 1분기에 갤럭시S8 폴리머(Polymer) 전지 출하가 시작되고 전동 공구용 원통형 수요도 증가하면서 소형 2차 전지 부문 손실폭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편광필름 출하량 증가와 유기발광 다이오드(OLED) 소재, 태양광 페이스트(PV Paste) 매출 상승으로 전자재료 부문 실적도 견조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대형전지 분야의 출하 정체가 해소되지 않는 한 삼성SDI의 영업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중국 5차 모범규준 인증이 지연되면서 중대형 전지 부문 실적이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기 어려운 상황이고 당분간 본연의 사업을 통한 이익 창출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삼성SDI가 흑자 경영으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출하 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구조조정 등의 의미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