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뱅크, 신발보다 싸게 팔아 수백억 탈세? 300여매장 폐업위기
타이어뱅크, 신발보다 싸게 팔아 수백억 탈세? 300여매장 폐업위기
  • 안옥희 기자
  • 승인 2016.12.30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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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명의위장 탈세혐의로 전국 위·수탁 매장 300여곳 자진폐업 통보
타이어뱅크, "탈세 사실 없다" 관련의혹 전면 부인…성장세 제동걸릴 전망
▲김정규 회장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거액의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국내 최대 타이어 유통업체 타이어뱅크가 국세청으로부터 위·수탁 매장 312곳을 자진 폐업하라는 통보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번 조치로 연매출 3000억원대 중견기업인 타이어뱅크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30일 국세청과 검찰에 따르면 타이어뱅크는 현금 매출을 과세 대상에서 누락시키는 등 명의 위장 수법으로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00억원이 넘는 세금을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다. 타이어뱅크의 자진 폐업 시한은 내달 31일까지다.

국세청은 지난 11월 중순 타이어뱅크에 대해 세금포탈 등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대검찰청은 국세청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검토해 타이어뱅크 사업장이 위치한 대전지검으로 사건을 이첩, 대전지검은 지난달 30일 특수부에 사건을 배당했다. 특수부는 현재 타이어뱅크의 탈루수법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전지방국세청 조사1국은 지난 6월 말부터 타이어뱅크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조세범칙혐의가 드러나 9월까지 연장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국세청은 타이뱅크의 100억원대 탈세 의혹 수법으로 위·수탁 매장을 지목했다. 전국 365개에 달하는 매장을 점장이 운영하고 있는데 국세청은 이를 ‘타이어뱅크가 점장들이 운영하는 것처럼 위장해 운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점장들의 급여 체계와 인사 등을 본사에서 직접 관리했고 이들이 타이어뱅크 직원 공고를 통해 입사한 것으로 알려져 관련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국세청이 타이어뱅크가 실제로는 본사 직원인 위·수탁 매장 점장들의 명의를 위장해 타이어 판매 및 유통업을 하면서 현금매출을 누락하는 방법으로 수백억대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본 것이다.

추가 압수수색 및 회사 관계자에 대한 소환조사를 검토 중인 검찰은 회사 자금 일부가 해외로 유출된 정황에 대해서도 살펴볼 방침이다.

이에 대해 타이어뱅크측은 전국 매장이 본사와 관계없는 별도 사업체라고 주장하며, 관련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타이어뱅크측은 이달 23일 성명을 통해 “합법적이고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해 왔고 이번 세무조사에서도 현금매출 누락과 해외유출 등 탈세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고용관계를 속이고 명의 위장 영업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타이어뱅크측은 “하루도 고용관계를 속이기 어려운 시대에 10년간 1만5000여명 전부 고용관계를 속이고 명의 위장하는 것은 있을 수 없고 불가능한 일”이라며, “본사는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해 혐의 없음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타이어뱅크는 창업주 김정규 회장에 의해 지난 1991년 대전에서 창립한 타이어 유통업체로 현재 전국 36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앗 타이어 신발보다 싼 곳’이라는 슬로건으로 유명하며, 타이어 유통구조를 기존 6단계에서 3단계로 줄여 연간 매출액 3000억원대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2756억원의 매출과 영업익 145억원을 기록해 매출이 2014년 대비 10%나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KBO리그 타이틀 메인 스폰서로 나서면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번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승승장구하던 성장세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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