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은 최순실 '자금세탁' 도운 의혹 하나은행 수사해야
특검은 최순실 '자금세탁' 도운 의혹 하나은행 수사해야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6.12.2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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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촉구, 정유라를 비거주자로 보고 거액 유로화 대출은 명백한 '봐주기'대출 의혹
당시 독일 법인장이 비덱에 소개한 박씨는 SK에 수십억 요구 이메일…이씨 역할 주목
▲함영주 은행장

[데일리비즈온 이서준 기자] 국정농단 주범인 최순실 씨가 해외로 자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KEB하나은행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최 씨의 돈 세탁과 재산의 해외도피에 따른 자금 흐름을 밝히기 위해서는 KEB하나은행을 수사해야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KEB하나은행이 당시 만 19세인 정유라 씨를 비거주자로 보고 보증신용장을 떼주고 3억원 정도를 특혜 대출해준 의혹을 사고 있는데 더해 독일법인장이 지난해 말 최 씨의 독일 회사 비덱에 고려대 독문과 후배를 소개해줬다는 증언까지 나와 수사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최 씨와 KEB하나은행 간에 얽힌 ‘최순실게이트’를 둘러싼 깊은 유착관계를 형성해왔음을 뜻하고 특히 돈을 해외로 빼돌리는 과정에서 KEB하나은행이 주된 창구였을 가능성이 높아 검찰과 금융감독원이 최 씨와 하나은행 간의 외환거래를 포함한 돈 거래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노동당은 26일 ‘정유라 신용장 개설해 준 KEB하나은행 수사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정 씨에게 신용장을 개설해 준 KEB하나은행을 수사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도피 ‘먹튀자금’을 밝혀낼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성명은 “정유라에게 해외신용장을 개설해 준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장이 귀국 후 이사로 승진하고, 이 법인장의 소개로 최순실 독일 회사 비덱에 입사한 사람이 SK에 수십억원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내는 등 불법커넥션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면서 "박근혜-최순실게이트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까지 뻗쳐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근혜와 최순실이 정유라 이름으로 해외신용장을 개설한 것은 외국환거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런 방식으로 엄청난 돈이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순실 일가는 독일 등 유럽에 10조원에 달하는 차명계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성명은 “박근혜-최순실게이트 과정에서 해외도피 먹튀자금이 드러난 만큼 특검의 일차적인 수사가 필요하다. 나아가 국세청, 금융감독원,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구를 총동원해 지난 수십년간 해외로 빼돌려진 돈을 찾아내야 한다. 나라의 부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치하거나 심지어 국가권력과 재벌 그리고 권력실세가 공모해 돈을 해외로 빼돌린다면 이것이야말로 국가보안법 1조가 규정한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KEB하나은행은 당시 만 19세인 최 씨 딸 정 씨에게 해외신용장을 개설해준 데 이어 독일법인장이 지난해 말 최씨의 독일 회사 비덱에 고려대 독문과 후배를 소개해줬다는 증언이 나와 최순씨가 해외로 자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하나은행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외환은행(현재는 통합으로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장이었던 이상화 씨는 귀국 후 한 달 만에 합병한 KEB하나은행의 이사로 승진했고 그의 소개로 비덱에 입사한 박재희 씨(45)는 SK에 수십억원을 요구하는 e메일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KEB하나은행이 최 씨에게 정 씨를 비거주자로 볼 수 없는데도 보증신용장을 떼주고 최 씨 모녀가 이를 담보로 독일법인에서 3억원 상당의 유로화 대출을 받아 자금세탁을 도왔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KEB하나은행은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최 씨의 해외 재산 은닉 및 자금세탁과 관련해 유착 의혹은 더욱 깊어지고 있어 특검수사가 요청되고 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전직 외환은행 임원 A씨는 “현지 법인장이 후배를 직원으로 소개할 정도라면 대출심사 당시 비덱 내부 사정을 모르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독일 현지법인이 정 씨에게 38만5000유로(약 4억8000만원)를 대출해준 것은 정상 대출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나은행 압구정지점이 지난해 12월 8일 대출에 필요한 외환지급보증서(스탠바이 신용장)를 떼 줄 당시 정 씨는 이화여대 1학년에 재학 중인 승마선수로 독일에서 영업활동을 하지 않아 소득도 없고 신용거래 실적도 전무한데도 비거주자로 보고 대출을 해준 것은 정상적인 대출심사절차를 생략한 봐주기였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 가운데 KEB하나은행은 비덱의 ‘재직증명서’를 유일한 근거로 보증신용장을 발부해줬다. 하지만, 최순실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정 씨에 대한 특혜대출 의혹과 관련해 KEB하나은행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한 금융감독원은 이 부분은 전혀 살펴보지 않아서인지 지금까지 검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A씨는 “외국 거주자에 대한 대출은 리스크가 커 대출심사가 특히 엄격하다. 정 씨가 실제 직원인지 아닌지를 확인하지 않고 대출을 해줬을 리 없다”면서 KEB하나은행이 달랑 재직증명서 한 장만을 믿고 대출심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은행대출 관행상 있을 수 없는 일로 이 과정에서는 돈을 떼일 리 없고 단지 자금세탁을 위한 편의를 봐주면 된다는 식의 묵계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이 독일에서 귀국하기 직전 고대 독문과 후배 박 씨를 비덱에 추천한 것도 최 씨와 지속적으로 은밀한 거래를 믿고 맡길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일 수 있다. 박 씨 지인에 따르면 비덱이 올해 2~3월 SK에 수십억원을 요구하는 e메일을 보낼 때 최 씨가 불러준 문안을 박 씨가 받아적었다. 최 씨 입장에서 그만큼 박 씨를 신뢰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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