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들, 연말연시 희망퇴직 '한파'에 술렁
은행원들, 연말연시 희망퇴직 '한파'에 술렁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6.12.2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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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희망퇴직 2800여명 신청…KEB하나·신한·우리은행도 인력감축안 '만지작'

[데일리비즈온 이서준 기자] 은행권의 희망퇴직이 매섭기만 하다. 연말에 불어닥친 은행원들의 실직 불안은 내년초에는 최고조에 달해 직장을 잃고 거리를 헤매는 퇴직 은행원들이 대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매서운 은행권 희망퇴직 한파로 과장급 직원도 떠나고 있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은행원들로서는 우울하고 불안한 연말이 되는 희망퇴직을 가장 먼저 들고 나온 은행은 KB국민은행이었다.

KB국민은행이 주로 임금피크 직원 및 장기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한 이번 희망퇴직에는 총 2800여명이 신청했다. 이는 지난 2010년 실시한 희망퇴직에서 3244명이 회사를 퇴사한 이래 최대 규모다.

국민은행은 재무구조와 직원 생산성 개선을 위해 올해 희망퇴직 범위에 계장부터 지점장까지 근속 10년 이상인 행원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희망퇴직 신청자의 93%에 달하는 2600명 정도가 과장급 안팎의 직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KB국민은행은 신청자를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최종 인원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희망퇴직을 신청한 임금피크 직원에게는 최대 27개월 이내, 장기근속 직원은 정년까지 잔여 근무기간을 감안해 최대 36개월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하며, 재취업의 기회도 부여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이 지난달 말 실시한 희망퇴직에는 전년보다 20% 정도 늘어난 411명이 신청하며 작년(344명)보다 20% 가까이 희망퇴직 신청자가 늘었다. 그동안 40세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등을 실시해온 SC제일은행도 지난달 66명을 희망퇴직시켰다.

광주은행도 만 4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 받아 102명이 퇴직했다. 이는 지난해(88명)보다 15% 정도 늘어난 규모다.

KEB하나은행을 비롯한 다른 시중은행들도 희망퇴직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3일 일종의 희망퇴직이라고 할 수 있는 '준정년특별퇴직' 카드를 슬그머니 꺼내 희망퇴직이 없을 것이라는 종래 약속을 깰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과거 외환은행에 상시로 있었던 제도로 만 38세 이상 근속 기간 10년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이날까지 특별퇴직 신청을 마감하고 오는 31일로 신청자 퇴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전 직원 대상 사내 공문을 통해 '2015년도와 같은 희망퇴직을 실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었다.

우리은행도 이날까지 임금피크 대상자는 물론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전직 지원 프로그램' 신청자를 받는다. 통상 연초에 희망퇴직을 시행해 온 신한은행도 조만간 관련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최근 은행들에서 핀테크를 활용한 무인점포, 모바일과 인터넷을 활용한 금융거래 플랫폼이 확산하면서 대규모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면서 이처럼 근속 10년 차 이상의 젊은 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상시적으로 실시하고 있어 은행들의 실업 불안은 좀처럼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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