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비즈온 이서준 기자] 미국 차기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가 재정확대를 통해 경기부양을 하겠다고 밝힌 이른바 ‘트럼플레이션’ 우려로 최근 시중금리가 급등하면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더욱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연말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중금리는 한층 큰 폭으로 뜀박질해 늘어나게 되는 이자부담은 가계에 깊은 주름살을 지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는 다시 소비부진과 부동산가격 하락 등을 수반해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부진을 더욱 심화시켜 우리경제의 저성장을 고착시킬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1천3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돈을 찍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트럼프 당선자 경제정책의 한축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의 시장금리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영향 받아 우리의 시장금리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따라 KB국민·우리·하나·신한·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변동금리를 10월말 2.70~4.01%에서 지난 17일 2.86~4.17%로 올렸다. 우리은행의 변동금리는 같은 기간 2.85~4.15%에서 2.91~4.21%로, 신한은행은 2.90~4.20에서 3.16~4.46으로 올랐다. KEB하나은행도 2.75~3.95%에서 2.85~4.05%로 상승했다.
고정금리도 인상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혼합형(5년) 고정금리를 3.20~4.4%에서 3.54~4.74%로, KB국민은행도 혼합형 고정금리를 3.06~4.36%에서 3.18~4.48%로 각각 올렸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종래 2.94~4.24와 3.04~4.34%에서 3.29~4.59%와 행은 3.04~4.34%에서 3.49~4.79%로 인상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하던 채권이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금리가 급등(가치 하락)하는 등 불확실성에 요동치고 있다”고 풀이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장 큰 영향을 받아 단기간에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재정확대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채권의 시대’가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채 5년 물은 10월 말 1.73%에서 지난 17일 2.09%로 0.36%포인트 상승했다. 또 채권 금리와 동반 상승하고 있는 원자재 값이 기업의 비용 부담을 불러와 실물경제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1.3부동산규제 대책으로 서울 강남의 재건축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기 시작한데 이어 트럼프발 주택담보 대출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강남 재건축시장에서 호가는 4천만 원까지 하락한 가운데 거래는 뚝 끊긴 상태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금리상승으로 이자부담이 한계에 이른 가구들이 부동산 처분에 나서 도미노현상을 빚게 될 경우 부동산거품은 일시에 꺼져 아파트가 폭락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가계부채 뇌관이 터져 국민경제가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계부채 관리를 한층 강화해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