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 못 막고 통신전문회사 만든다는 약속은 ‘공념불’…책임경영 보이려면 퇴진해야

[데일리비즈온 박홍준 기자] KT가 ‘최순실 게이트’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에 놀아나 황창규 회장의 개혁이 퇴색하고 있고 사내분위기는 일에 전념할 수 없을 정도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KT가 민영화됐다고는 하지만 현 정권과 비설실세 최순실에 놀아나 무늬만 민간 기업으로 자율경영을 상실, 다시 외풍에 오욕의 역사를 되풀이 하고 있다는 자괴감에 직원들의 사기는 떨어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와 KT에 따르면 이미 노조로부터 4대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받고 있는 황창규 회장은 이번에는 KT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과정에 최순실이 개입 의혹이 불거져 곤혹을 치르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산업은행 혁신안 보고 자리에서 “KT 인터넷전문은행 선정과정에 최순실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면서 예비인가 관련 서류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심 대표는 “당시 업계는 착실한 준비를 해온 인터파크나 카카오 컨소시엄이 선정될 것으로 유력시됐으나 예상과는 달리 사업제안서를 뒤늦게 제출한 KT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사업제안서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KT가 선정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KT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의 압력으로 최근 사임한 이동수 전 전무 등 두 명의 임원을 받아들였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데 KT가 인터넷은행으로 선정된 배경에는 외부의 압력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에 대해 “인터넷은행 인가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외부 심사위원이 만들었는데 금융위가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인가 과정에 (최순실 개입이) 없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이 자율에 의한 정도경영을 하지 않고 청와대와 비선실세에 휘둘린 데다 이번에 인터넷은행도 정경유착으로 풀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노조의 강력한 퇴진압박에 몰려있다.
KT 새노조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4대 의혹을 제기하면서 황 회장퇴진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황 회장은 ▲미르·KT스포츠재단 등에 대한 부적절한 투자 의혹 ▲이동수 전무 채용 및 차은택 연루 회사에 광고 몰아주기 의혹 ▲말 관리 산업 투자 의혹 ▲벨기에 페이퍼 컴퍼니 관련 의혹 등을 제기했다.
황 회장은 취임당시 KT를 통신전문회사로 키우겠다는 약속을 팽개치고 최순실에 놀아나 엉뚱한 투자로 KT를 망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노조는 이와 관련, “KT의 최대 리스크는 정치권을 등에 업고 연임을 시도하려는 CEO 자신”이라며 황 회장이 퇴임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