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은택 의혹 연루…황창규회장 연임 발목잡히나
KT, 차은택 의혹 연루…황창규회장 연임 발목잡히나
  • 안옥희 기자
  • 승인 2016.11.0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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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K스포츠재단 18억·차은택 관련 회사에 광고 몰아주기·낙하산 인사 영입 의혹
또다시 정치외풍 논란 휘말려 임기만료 코앞 황창규 회장 연임에 변수될 전망
▲황창규 KT대표이사 회장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최순실 씨의 최측근이자 현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던 광고감독 차은택(47)씨가 지난 8일 밤 중국에서 전격 귀국함에 따라 검찰의 최순실게이트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KT가 차 씨 측근을 광고책임자로 영입하고 광고를 몰아주는 등 인사와 이권사업에 연루됐다는 각종 의혹에 휘말려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2~9월 공개된 KT 영상 광고 24편 중 차 씨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광고는 11편으로 나타나 ‘광고 몰아주기’ 의혹이 불거졌다. 이중 6편은 차 씨의 제작사 아프리카픽쳐스가 맡았고 5편은 차 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광고 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가 수주했다. 업계에서는 신생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가 대기업인 KT광고를 따낸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플레이그라운드 김홍탁 대표는 차 씨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이에 차 씨가 측근인 이동수 KT IMC마케팅부문 전무를 통해 광고 수주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차 씨와 이 전무는 20년 이상 알고 지낸 사이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1993년 광고제작사 영상인에서 1년간 함께 근무한 적이 있다. 당시 영상인의 대표는 김종덕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었다.

이 전무는 차 씨가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에 오르기 두달 전인 지난해 2월 KT에 입사해 그해 11월 IMC마케팅 부문 전무로 자리를 옮겼다. 이 전무의 채용과 관련해 안종범 전 청와대정책조정수석이 압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동아일보는 8일 안 전 수석이 지난해 초 황창규 KT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VIP(대통령) 관심 사항”이라며, 이 본부장을 강력하게 추천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청와대가 이 전무를 KT에 입성시키기 위한 낙하산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미다.

KT는 이 전무가 30년 경력의 검증된 광고 전문가라서 영입했다며, 관련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지만, 차 씨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회사에 광고를 몰아준 것에 대한 의혹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차 씨가 측근인 이 전무를 KT의 광고집행 업무를 총괄하는 IMC마케팅 부문 전무 자리에 앉힌 것은 자신과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는 회사에 광고를 몰아주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T는 미르재단에 11억, K스포츠 재단에 7억원 총 18억원을 출연해 검찰의 최순실게이트 관련 수사 대상에 올라 있어 이번 차은택 의혹 연루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황 회장은 이사회 승인 없이 18억원을 두 재단에 출연한 것에 대해 새노조와 시민단체로부터 배임 혐의로 검찰 고발까지 당한 상태다.

특히 청와대 인사청탁설과 관련해서는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KT의 소유·지배구조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KT는 포스코처럼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된 ‘주인 없는 회사’다.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에도 국민연금이 10.47%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로 있는 탓에 지금까지 정치권 영향에 쉽게 휩쓸리는 경향을 보였다. KT는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궤를 같이해 역대 수장들이 중도·불명예 퇴진하는 등 정치 외풍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황 회장은 지난 2014년 취임 당시 정치적 낙하산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이번 이 전무 영입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져 또다시 정치 외풍의 소용돌이에 놓인 상황이다. 황 회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순실게이트 연루 파장은 연임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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