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부진·문책성 인사 논란…삐걱대는 두타면세점
매출 부진·문책성 인사 논란…삐걱대는 두타면세점
  • 안옥희 기자
  • 승인 2016.11.0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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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유치 난항·야간개점 콘셉트 큰 호응 못얻어…오너4세 박서원 진두지휘 초라한 성적
매출 부진·이천우 부사장 교체 문책성 인사 의혹 논란 이중고…박서원 책임론 불가피
▲박서원 두산 전무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지난 4월 출범한 ‘두타면세점’이 오픈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책임자를 교체하면서 매출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 두타면세점을 총괄하던 이천우 유통부문 부사장이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해 두산이 면세사업권을 획득하면서 영입했던 이 부사장이 회사를 떠나면서 면세사업은 동현수 대표이사가 맡게 됐다. 이번 책임자 교체에 대해 두산 안팎에서는 부진한 매출로 고전 중인 두타면세점 사업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두산그룹은 기존 중공업사업 중심에서 새로이 면세사업에 뛰어들어 두타면세점이 기업 체질 개선을 위한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했다. 이에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은 면세점 사업을 장남 박서원 전무에게 맡겼다. 두타면세점이 박 전무의 경영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첫 시험 무대인 셈이다. 박 전무는 광고회사 빅앤트인터내셔널 대표로 활동하던 지난 2014년 콘돔브랜드에 ‘바른생각’이라는 이름을 붙여 광고업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인물로 젊은 경영인의 참신함으로 면세점 사업을 안정화, 정착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광고인 출신의 박 전무는 동대문이라는 위치적 특성을 감안해 다른 면세점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대표적인 것이 오전 2시까지 영업하는 방침을 세우고 야간 운영을 상징하는 핑크색 부엉이 캐릭터를 기획한 것이다. 박 전무가 손수 내부 인테리어, 입점 브랜드 협상까지 진행하며, 유통과 마케팅 사업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고 있음에도 두타면세점은 아직까지 매출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두타면세점은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 신규면세점 4곳에 비해 초라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기준 신세계면세점은 일매출 21억원, 신라아이파크면세점 17억원, 갤러리아63면세점 10억원 매출을 올린데 비해 두타면세점은 6억원에 그쳤다. 당초 두타면세점은 연말까지 5000억원을 목표했으나, 부진한 매출로 인해 올해 매출은 1000억 원대에 그칠 전망이다.

심각한 매출 부진의 이유로는 3대 명품 브랜드(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유치 실패가 지적되고 있다. 3대 명품 브랜드와 중국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MCM·프라다 유치에도 실패한 것이 매출 부진으로 연결됐다는 뜻이다.

명품 브랜드 유치는 면세점 흥행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특히 3대 명품 브랜드를 모두 유치하는 것이 면세점 사업 성공의 척도로 여겨지므로 면세점 업체들은 이들 브랜드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명품 브랜드들이 이미지를 고려해 국가별로 매장 수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면세점 업체들 간 선점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두타면세점이 신규면세점 4곳에 비해 매출액이 가장 낮은 만큼 3대 명품 브랜드 유치 성공여부가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매출 부진 요인으로 면세점이 입점해 있는 지역적 특성이 좋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두타면세점은 기존 두산타워 쇼핑몰 7~16층에 위치해있다. 두타면세점이 자리한 서울 동대문은 예부터 패션의 중심지로 유명하나, 도소매 상인이 오가는 저렴한 의류를 파는 이미지가 공존하고 있어 고가의 브랜드 제품을 파는 면세점이 위치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사무실로 사용되던 공간을 리모델링한 탓에 여느 면세점보다 낮은 층고로 인해 협소한 느낌을 주는 것도 관광객의 발길을 멀어지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오너 4세 박 전무의 경영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유통업에 문외한인 박 전무가 면세점 사업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처음부터 있었다. 경험과 노하우가 중요한 면세점 사업을 유통업 경험이 전무한 박 전무가 맡게 되면서 업계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박 전무가 오너 4세라는 이유 하나로 두타면세점을 진두지휘해 매출 부진을 초래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전무가 내건 야간개점 콘셉트도 찾아오는 관광객이 적은 상태에서 효과를 거두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명품 유치 실패로 존재감을 각인시키지 못한 두타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매출 104억원, 영업적자는 160억원을 기록하며 고전했으나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올해 연말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4곳이 추가로 선정되면서 면세점 간 경쟁 심화로 기존 면세점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심각한 매출부진에 따른 책임이 박 전무의 경영자질 문제로 번지며 박 전무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어 두산은 급기야 무리수까지 뒀다. 최근 경쟁사 VIP고객을 대상으로 무리한 현금마케팅을 벌여 업계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 것이다. 두타면세점의 성공적인 안착은 결국 박 전무의 경영능력을 검증하는 토대가 될 전망이다. 박 전무가 매출 부진에 허덕이는 면세점 사업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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