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여행사에 한국방문 유커 줄여라'…화장품·면세점업계 '비상'
中 '여행사에 한국방문 유커 줄여라'…화장품·면세점업계 '비상'
  • 안옥희 기자
  • 승인 2016.10.25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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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체들, 면세점 매출 타격 우려되자 진상파악과 파장에 촉각
배경 놓고 사드 후폭풍,한국 저가여행상품 폐해방지조치 등 해석분분
(사진=러브즈뷰티DB)

[러브즈뷰티 안옥희 기자] 중국 당국이 중국 여행사들에 대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유커)을 감축하라고 지시한 것이 알려지면서 국내 화장품 및 면세점업계는 매출격감 등 그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우려, 진의파악에 나서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관계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난주 상하이·장쑤·저장 등 각 성의 일선 여행사 간부들에게 한국행 유커 숫자를 지난해보다 20% 이상 감축하고 현지 쇼핑을 하루 한 번으로 제한하라는 지침을 구두로 전달했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이 지침에는 한국행 저가 여행 판촉을 중지하고 저가 여행객을 줄일 방법과 대책을 마련하라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어길 시에는 30만 위안(약 5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이 국내에 전해지면서 면세점 및 화장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앞으로 한국방문 유커가 대폭 줄어들면서 면세점 화장품 등의 면세점 판매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면세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면세점 매출의 60% 정도가 유커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데 앞으로 중국관광객이 줄어들게 되면 그만큼 매출이 줄어들어 영업상 타격이 매우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내 면세점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의 홍보팀 관계자는 "단체 관광객 감소에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 속단하기는 이른 시기인 것 같다"며, "롯데면세점의 경우 직접 유치해오는 관광객도 있어서 그 여행상품 예약률 추이 등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면세점 특허권을 획득해 작년 말부터 문을 열기 시작한 신규 면세점들은 "중국 관광객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거의 절대적인 상황에서 유커가 줄어들게 되면 적자 경영이 지속돼 어떻게 흑자전환을 할 수 있을지 앞이 캄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화장품 업체들은 면세점 못지않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면서 중국 당국의 한국방문 중국 관광객 감축과 쇼핑규제가 사실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현지 법인이나 직원들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 

한 화장품사 직원은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대형화장품사들도 면세점 매출 비중이 높지만, 중소업체들은 면세점 의존도가 훨씬 높은 실정임을 감안할 때 유커의 감소는 앞으로 영업 실적에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류열풍으로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 인기가 날로 치솟아 유커들이 가장 많이 쇼핑하는 품목은 화장품인데 앞으로 중국당국의 규제 조치로 유커 감소가 가시화되면 그만큼 매출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장품업계는 자국산 화장품보호정책의 일환으로 위생허가를 까다롭게 하는 등의 비관세장벽을 높이고 있으나, 중국시장에서 유통업체들에 대한 한국산 화장품 취급과 관련한 규제조치도 취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대 중국수출에 대한 어려움이 한층 가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의 한국행 유커 감축 지침 배경에 대해 업계에서는 저가여행 폐해에 대한 대응이라는 의견과 한국 내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따른 보복성 조치라는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사드로 한·중 외교관계가 마찰을 빚으면서 무역보복 규제조치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조치도 그 일환으로 봐야한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한국관광공사 홍보팀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당국과 우리의 저가 여행상품의 폐해문제에 대해 논의해왔는데 이번 조치는 여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고 사드후폭풍으로 보는 것은 확대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동안 "중국당국이 자국 상품 소비촉진과 관련산업 보호정책의 일환으로 그동안 저가한국여행과 쇼핑에 대한 규제방안을 검토해오다 지난주에 구두 통보했지만, 구체적인 조치내용은 현재로서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중국정부의 유커 감축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들을 상대로 큰 매출을 올려왔던 국내 면세점업체와 화장품들의 타격이 예상되면서 이날 증시에서  중국 소비주가 줄줄이 약세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전날보다 7.12% 내린 34만5500원에 장을 마치고 LG생활건강은 8.34% 떨어졌다. 호텔신라도 6.94%의 비교적 큰 낙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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