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켓배송 기준 인상 파장…온라인 유통시장 ‘지각변동’
쿠팡, 로켓배송 기준 인상 파장…온라인 유통시장 ‘지각변동’
  • 안옥희 기자
  • 승인 2016.10.13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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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 출혈경쟁·성장률 둔화 한계…오픈마켓 진출 대안 부상
(사진=쿠팡 로켓배송 이미지)

[데일리비즈온 안옥희 기자] 소셜커머스 업계 1위 쿠팡이 자사의 대표적인 서비스 ‘로켓배송’의 무료배송 기준 금액을 기습적으로 2배가량 인상하면서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쿠팡은 지난 11일 오전부터 별도의 사전 인상 고지 없이 로켓배송 상품 주문 시 무료배송 받을 수 있는 주문금액 하한선을 기존 9800원에서 1만9800원으로 2배가량 인상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로켓배송’ 서비스는 쿠팡이 직접 매입한 물건들로 구성된 로켓배송 카테고리에서 9800원 이상 주문 시 별도의 배송료 없이 24시간 안에 ‘쿠팡맨’을 통해 물품을 배송 받을 수 있는 전국단위 배송 서비스다.

쿠팡은 이 직접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물류센터를 만들고 파격적인 조건으로 ‘쿠팡맨’이라는 배송전담인력을 대거 채용해 화제를 모았다.

소액 주문에도 타사보다 빠르게 물품을 배송 받을 수 있고 쿠팡맨의 친절함이 화제를 모으며, ‘로켓배송’은 쿠팡의 대표적인 서비스로 큰 호응을 얻었다. 로켓배송의 인기에 힘입어 쿠팡은 지난해 매출 1조1337억 원을 기록했으나, 전국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물류시스템과 로켓배송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인해 5470억 원에 달하는 큰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쿠팡이 로켓배송 기준 금액을 돌연 인상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 간 지속해온 로켓배송 운영에 따른 대규모 투자와 손실이 누적되면서 큰 부담으로 작용해 비용 줄이기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로켓배송의 배송원가가 일반 택배 비용의 2배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쿠팡이 지금까지 9800원이라는 소액 주문으로 무료배송을 해왔던 것은 애초부터 무리한 투자였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1위 쿠팡이 직접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의 주문 기준 금액을 2배가량 인상함에 따라 위메프와 티몬이 운영 중인 당일 배송서비스에도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종업체인 위메프와 티몬은 ‘로켓배송’이 히트를 치자 이에 질세라 배송 속도전에 뛰어들어 ‘로켓배송’에 대항하는 당일 배송서비스 ‘지금사면 바로도착’, ‘슈퍼배송’을 각각 시작한 바 있다. 이들 업체는 ‘2만원 주문 시 무료배송’ 등 수익보다는 큰 적자를 감당할 수밖에 없는 배송서비스로 치열한 경쟁을 해왔다.

하지만 이들의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이어지면서 ‘팔수록 손해를 보는’ 배송 구조가 형성돼 대규모 영업손실을 가져왔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셜커머스 3사의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4~6배가량 증가한 총 8300억원에 이른다. 쿠팡은 지난해 5740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이는 전년 적자폭의 4배 이상의 수치다. 티몬과 위메프도 각각 1452억원·1424억원에 달하는 적지 않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위메프는 배송비 현실화 등으로 영업손실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이어온 9700원 이상 주문 시 무료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최근 중단했다. 티몬은 ‘슈퍼마트’ 상품 주문 시 2만 원 이상 무료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한 소셜커머스업체 관계자는 “쿠팡이 책 한권을 주문해도 당일 배송되는 아마존의 배송프로세스를 도입해 소셜커머스는 물론 오픈마켓도 잡고 간다는 전략으로 무리하게 투자를 이어왔고 나머지 업체들이 비슷한 서비스로 경쟁하면서 결국 한계에 다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월~8월까지 소셜커머스의 월별 거래액 성장률은 오픈마켓에 뒤쳐진 상태다. 지난 5월 소셜커머스(23.9%) 성장률이 오픈마켓(25.9%)에 역전된 이후 8월에는 각각 15.4%, 22.4%로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업체 간 과도한 출혈경쟁과 소셜커머스 업체의 성장률 둔화로 오픈마켓 시장 진출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쿠팡을 비롯한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오픈마켓 진출로 사업 방향을 트는 추세다.

오픈마켓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변화 움직임에 맞춰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오픈마켓 진출이 가속화하면서 온라인 유통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새롭게 재편된 오픈마켓 시장에서의 가격과 배송 등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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