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회장 보수, 경쟁사 오너의 3배…잇츠스킨 배당 70%는 오너일가 차지

[데일리비즈온 박홍준 기자] 임병철 한불화장품 회장의 윤리경영과는 상당히 동 떨어진 ‘내 배불리기 행보’가 눈총을 사고 있다.
잇츠스킨의 급격한 성장둔화로 개인투자자들의 한숨은 깊어만 가는데 임 회장 오너일가는 개인재산 불리기에 여념이 없는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잇츠스킨의 체질은 허약해져도 오너일가의 개인재산은 날로 불어나는 빗나간 경영에 외부시선은 곱지 않다.
8일 증권계와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임병철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작년 말 달팽이크림으로 중국시장에서 ‘대박’을 친 잇츠스킨을 공개하면서 거대규모의 상장차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달팽이크림의 대박행진이 지속될 것이란 평가가 뒷받침 돼 공모가가 매우 높은 수준인 17만원으로 책정되면서 임 회장 일가는 하루아침에 ‘돈방석’에 올랐다.
소액주주들은 오너일가와는 대조적으로 ‘쪽박’ 신세로 시름겹다. 작년 말 기업공개 당시 달팽이크림 대박신화는 계속된다는 홍보를 믿고 뜨거운 러브콜을 보냈던 투자자들은 기업공개 후 중국당국이 달팽이크림에 대한 위생허가를 내주지 않은데 따라 잇츠스킨 주가가 거의 공모가의 반토막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큰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잇츠스킨 투자실패로 절망하고 분노하는 분위기는 인터넷에서 쉽게 감지된다.
하지만 임 회장 오너일가는 대규모 상장차익에 만족하지 않고 회사 돈을 배당이나 연봉 등을 통해 개인재산으로 이전해 부를 한껏 높이 쌓는데 여념이 없는 듯하다.
임 회장은 최근 잇츠스킨의 성장둔화세가 뚜렷하고 매출의 90% 정도를 차지한 달팽이 크림의 중국당국 위생허가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비슷한 규모의 경쟁화장품사 오너들보다 훨씬 많은 몇 배의 보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잇츠스킨 반기보고서를 보면 임 회장은 잇츠스킨으로부터 올 상반기 급여 2억4500만원에 상여 3억2000만원(총 5억6500만원)을 받았다. 이 보수는 화장품업계 3위인 에이블씨엔씨(상반기 매출 2101억 원) 서영필 회장의 2억1700만원 정도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배해동 토니모리(매출 1166억원) 회장 상반기 보수 1억1600만원과도 대조된다.
물론 잇츠스킨 측은 오너보수는 합리적으로 책정됐다고 강조한다. 이사보수지급 기준과 연봉계약에 따라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으로 구성된 계량지표와 리더십·전문성·윤리경영 등 비계량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책정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잇츠스킨이 현재 처한 경영상황을 보면 회사 측의 해명은 납득이 안 간다. 일각에서는 임 회장의 내 배불리기는 회사는 허약해져도 나만 살찌겠다는 식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회사보다는 오너일가의 이익을 우선하는 경영철학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윤리경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임 회장 일가는 배당을 통해 더욱 많은 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상장에 성공한 잇츠스킨은 올해 2월 22일 1주당 1915원으로 총 167억 원에 이르는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잇츠스킨 지분 14.65%를 보유한 임 회장은 24억5120만원, 지분 4.27%를 각각 보유한 아들 효재씨와 진범씨도 각각 7억 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았다.
오너일가에 대한 잇츠스킨 배당금은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잇츠스킨의 최대주주는 지분 50.37%를 갖고 있는 한불화장품이고 한불화장품 지분 100%를 임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한불화장품에 배당된 88억 원8500만원의 대부분이 임 회장 일가에게 돌아간 것으로 보아야 한다. 잇츠스킨 배당총액 167억 중 약 75%가 임 회장 회장 일가로 돌아간 셈이다.
업계와 주주들 사이에선 잇츠스킨의 이 같은 높은 배당성향은 기업 이익의 주주환원 측면보다는 오너 일가의 주머니만을 채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화장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달팽이크림에 위생허가 장벽에 막혀 회사가 기울고 있어 중국시장진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하는 마당에 오너일가를 의식한 높은 배당성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투자여력이 감소하는 셈이다.
일감몰아주기도 오너일가의 재산형성에 톡톡히 한몫 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잇츠스킨은 임 회장 부인 서옥천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 천우림에 3년 동안 약 300억 원 수수료를 지급해왔다. 천우림은 서 대표가 운영하는 면세점 중간관리업체로 2009년 개인사업자로 설립됐다가 2013년 법인으로 전환됐다.
잇츠스킨은 천우림에 면세점 매출의 일정비율을 판매수수료로 지급해온 것이 말썽을 빚자 지난 5월 31일자로 계약을 해지해 현재 직접 관리하고 있다.
임 회장이 회사를 키우기 보다는 오너일가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하는 빗나간 경영행태를 지속하는 한 잇츠스킨은 성장한계에 머물러 주가도 장기부진의 높을 헤어 나오지 못할 전망이다. 결국 애꿎게 소액투자자들의 손실만 더욱 불어나는 참담한 결과가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