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비즈온 이서준 기자] 시중은행을 비롯한 국내은행 중에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횡령·사기 사고가 가장 잦으며, 금액 면에서는 KEB하나은행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들의 대출기강이 해이하고 내부 감독 및 감시시스템이 그만큼 허술한 탓이다.
특히 리딩뱅크로 우량은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신한은행이 횡령사고 건수나 금액에서 상위권에 속해 선도은행이라는 명성을 무색케 했다.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은행은 주인 없는 은행으로 내부기강이 해이하기 때문에 대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횡령·사기사고가 가장 많은 은행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사기 사고를 보면 금액으로는 KEB하나은행이, 건수로는 우리은행이 1위로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KEB하나은행에서는 모두 22건의 횡령·사기 사건이 발생, 그 금액은 총 1669억 원으로 은행 중에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수출입은행 2건에 1183억 원, KB국민은행 29건에 591억원, 농협은행 29건 347억의 순으로 사고금액이 컸다.
사고건수 면에서는 우리은행을 당할 곳이 없었다. 주인이 없는 방만 경영이 지속되면서 내부기강이 극도로 해이한 상태에 있음을 반영한다. 은행별 사고건수에서 우리은행에서는 같은 기간 모두 41건의 횡령이나 사기가 발생해 사고금액은 171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에 이어 사고다발 은행을 보면 신한은행 32건(57억 원) 국민은행 29건(591억 원) 농협은행 29건(347억 원) 하나은행 22건 등의 순을 보였다.
은행들의 횡령·사기를 모두 집계한 결과 최근 5년 동안 16개 은행에서는 모두 191건의 횡령․사기 사고가 발생했고 사고금액은 4288억 원에 달했다. 사고 당 피해금액은 평균 22억 원에 달했다. 사고유형별로는 횡령이 151건, 사기가 40건으로 피해 규모는 각각 503억 원, 3785억 원에 달했다.
횡령·사기사고추세를 보면 건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금액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47건에 이르렀던 횡령, 사기 사건은 2015년 27건으로 줄어들었지만, 2011년부터 3년 동안 200억 원대에 머물렀던 사건 금액 규모는 2014년 2354억 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작년에 발생한 횡령·사기사건 규모 또한 1000억 원 대를 훌쩍 넘었다.
수출입은행이 사고건수에 비해 피해금액이 큰 것이나 은행들의 사고금액이 급증한 것은 지난 2015년 모뉴얼 사태 등 굵직한 대출 사기 사건으로 인한 피해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영주 의원실 관계자는 “금융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은 금융회사들의 임직원 관리가 철저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내부 감사를 확충하고 임직원 교육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