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의 삼성, 돈 앞에서 국민약속 버리는 것쯤이야…
이건희의 삼성, 돈 앞에서 국민약속 버리는 것쯤이야…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6.08.01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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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대, 이재용 부회장, ‘삼성특검’시 차명재산 사회 환원 약속 이행 입장 밝혀야
1조 사재출연 약속 8년째 ‘오리무중’…환원규모와 진행상황 밝히고 이행계획 발표 촉구
▲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데일리비즈온 박홍준 기자]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삼성이 아직까지 차명재산 출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연 약속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조차 의심스러운 상황이라며 당사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경제개혁연대는 1일 논평을 통해 삼성특검 수사 직후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뜻이라며 세금 납부 후 남는 차명재산을 ‘회장이나 가족을 위해 쓰지 않고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약속했으나 8년째인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최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과 관련된 서울 논현동 빌라의 전세자금 13억 원의 출처가 삼성특검 수사로 드러난 차명재산에서 나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삼성이 ‘유익한 일’에 쓰겠다는 약속을 버리고 이 회장이 사생활 자금으로 사용해 ‘차명재산 일부 사회 환원’ 약속 이행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 성명에 따르면 삼성은 대국민 사재출연약속을 없었던 일로 하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이 2011년 삼성경제연구소에 사회공헌연구실을 신설할 당시만 하더라도 차명재산 출연 방안이 조만간 공식 발표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했다. 당시 ‘부부재단’ 설립 가능성 이야기도 나왔고 출연재산 규모가 1조 1천억 원에 이를 것이란 구체적인 언급도 나왔다.

하지만 삼성은 같은 해 8월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5천억 원 상당의 글로비스 주식을 출연한다는 발표가 있은 다음 “뒷북을 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옹색한 이유로 차명재산 출연방안 발표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후 지금까지 차명재산 출연 문제는 오리무중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삼성 내부적으로는 세부 계획을 검토 중인지는 모르나 외부에서 볼 때는 삼성이 시간을 끌며 재산 출연 약속을 없던 일로 하려고 한다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다면서 그 근거를 제시했다.

지난 2008년 7월 삼성특검 1심 판결 직전에 이건희 회장은 공소장에 기재된 삼성에버랜드의 손해액 970억 원 및 삼성SDS의 손해액 1539억 원을 ‘유무죄 판결결과와 관계없이’ 지급한다는 양형 참고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하여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이 회장, 삼성의 마음은 달라졌다. 막상 최종 판결 결과 무죄가 선고된 삼성에버랜드의 경우는 전액 돌려받고, 일부 유죄가 선고된 삼성SDS의 경우 재판부가 손해로 인정한 227억 원 및 그 지연이자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돌려받았다.

차명재산의 사회기여문제에서도 비슷한 심경변화를 읽을 수 있다. 소나기 올 때 당장 면피용으로 혹은 형사재판에서 양형과 이후 사면까지 염두에 두고 사회공헌 출연을 약속했다가 소나기가 지나자 조용히 잊히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경제개혁연대는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삼성비자금의혹에 대한 특검이 진행된 2008년 4월 이후 삼성이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이 사재출연을 약속한지 장장 8년째에 이르고 있지만 삼성은 재산의 규모는 얼마인지,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어떤 일들을 진행하고 있는지 전혀 공개하지 않은 채 “알아서 할 테니 관심 갖지 말라”는 식으로 대응하는 폐쇄성과 소통을 거부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2년전 이 회장이 쓰러진 이후 경영권을 승계한 이재용 부회장이 지금껏 이 문제에 관한한 입도 벙긋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상 차명재산의 사회 환원의지가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관리의 삼성’이라고 할 정도로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한 리스크 관리로 유명하다는 삼성이 왜 ‘평판리스크’ 관리에 있어서는 계속 실패하고 있는지 근본 원인을 깊이 성찰해야 한다. 결국은 총수 일가와 지배구조의 문제겠지만, 같은 문제라도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보다 나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사회와 소통해나가면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을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은 배워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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