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비즈온 박홍준 기자] 앞으로 포스코 회장선임에서 권력층을 포함한 외부의 영향은 최대한 배제된 채 사외이사들이 실질적인 자율성을 갖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회장을 선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지난 2000년 민영화에도 그동안 회장 선임 과정에 외부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낙하산이 내려오거나 내부출신 인사인데도 권력층이 배후에서 은밀하게 낙점한 인사가 최고경영자로 선임되는 등 투명성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회장선임절차를 대폭 수술하기로 했다.
포스코가 이처럼 서둘러 회장 선임제를 수술하기로 한 것은 권오준 회장의 임기가 현시점에서 8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권 회장이 취임이래 포스코개혁을 서둘렀지만 비자금조성의혹 등으로 포스코그룹이 검찰수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견실한 포스코를 만드는데 사실상 실패, 연임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차기회장은 포스코를 제대로 이끌 역량 있는 인사의 선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아래 회장선임제를 손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외풍에 의한 갑작스런 낙하산인사가 회장으로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인재풀을 조성해 운영하고 회장 후보를 발굴하는 ‘승계 카운슬(Council·협의회)’에 사외이사의 비중을 늘릴 계획으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포스코 관계자는 26일 밝혔다.
철강업계의 한 소식통은 포스코 사외이사 7명이 지난 22일 서울 모처에서 모여 정준양 전 회장 등 과거 수뇌부가 정권과 결탁하면서 포스코의 경쟁력이 약해지는 폐단을 시정하기 위한 해결방안을 모색한 끝에 이 같은 대안을 도출했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 승계 카운슬이 회장후보를 발굴하는 과정을 보면 회장후보 추천이나 평가 및 능력검증 등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포스코는 따라서 승계카운슬에 참여하는 사외이사수를 현재의 3명에서 많게는 사외이사 7명 전원을 참여시키든가 아니면 1,2명을 증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수의 사외이사가 참여하면 회장추천을 놓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물론 심사도 더욱 깐깐해지게 되면 외부입김 차단효과도 그만큼 커지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포스코측은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승계 카운슬에서 발굴한 인재는 CEO 추천위원회, 주주총회, 이사회를 거쳐 회장으로 추대된다.
아울러 포스코는 상시기구로서 외부 인재풀을 조성해 검증된 인사들 중에서 회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외부에서 우수한 인재를 추천받은 뒤 이사회는 이들을 대상으로 경영능력 등에 대한 상시 검증에 나선 후 적합하다고 판단한 인물은 인재풀에 합류시키고 이들 중에서 차기 회장을 선임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뽑힌 외부 인사는 다시 승계 카운슬에서 사내 후보와 경합하게 된다.
외부 인사 추천을 담당할 기구도 만든다.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기구인 ‘사외이사 추천위원회(사추위)’의 방식을 벤치마킹할 가능성이 크다. 사추위는 저명한 인사로 구성돼 있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사외이사가 제시한 결과물을 토대로 후속 보완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포스코 실무진은 이 회장선임개선방안을 내달 경영진에 보고를 한 후 오는 9월 초 이사회의 안건으로 올려 정관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