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 등 사모펀드 두 곳만 참여
-노조 사모펀드 인수 결사반대…노사 갈등 격화 불가피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JT저축은행 매각 본입찰이 흥행 부진에 빠졌다. 당초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던 JB금융과 한국캐피탈이 발을 뺐다. 업계는 몸값에 대한 부담과 시장 환경 등 복합적 요인이 흥행부진으로 이어졌다 보고 있다. 본입찰에 도전장을 던진 곳은 모두 사모펀드. 고용승계를 촉구하는 동시에 사모펀드 매각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 온 노조와의 갈등 심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 JT저축은행 매각 본입찰 흥행부진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JT저축은행 매각 본입찰에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JB금융과 한국캐피탈이 불참했다. JT저축은행 매각주관사 김앤장법률사무소는 지난 15일 JT저축은행 지분 100%를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했다.
JB금융과 한국캐피탈이 불참한 가운데 실시된 본입찰엔 홍콩계 사모펀드 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PE) 등 2곳의 사모펀드만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JB금융과 한국캐피탈, 사모펀드 간 경쟁구도는 형성되지 않았다.
예상 밖 흥행 부진에 J트러스트그룹 역시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그도 그럴것이 JT저축은행 매각 본입찰 이전의 시장 반응이 뜨거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7월 실시한 JT저축은행의 예비입찰에는 JB금융, 한국캐피탈, 리드코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JT저축은행이 시장 매물로 등장할 때 적지 않은 사모펀드가 관심을 보였다. 저축은행은 관련법에 따라 엄격하게 규제받고 있어 시장 진입과 영업 구역 확대가 쉽지 않다. 더욱 JT저축은행이 이른바 알짜 매물이라는 평가를 받음에 따라 더욱 눈길이 쏠렸던 상황이다.

◇ 유력 인수 후보자 이탈…몸값? 노조?
예비입찰 당시의 관심이 무색하게 JT저축은행의 본입찰 흥행은 부진했다. 인수 희망자의 이탈 원인으로는 JT저축은행의 몸값과 노조 문제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몸값이 인수희망자들의 인수 포기의 최대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당초 JT저축은행의 인수가로는 1500억원 안팎이 예상됐으나 이후 최대 2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이는 2015년 당시 J트러스트그룹의 JT저축은행 인수 비용인 500억원과 비교하면 3배를 넘기는 규모다. 기존 인수 희망자들은 JT저축은행 인수를 통한 기대 효과를 고려할 때 지나치게 높은 인수가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JT저축은행 매각과 관련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노조 역시 일부 인수 희망자에게는 부담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JT저축은행 노조는 매각 작업 초기부터 사측에 고용안정을 보장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오고 있다.
당초 유력 인수 희망자로 꼽히던 한국캐피탈의 경우 노조가 없는 만큼 JT저축은행의 몸값은 물론 노조 이슈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본입찰 이전 한국캐피탈의 노조 문제에 대한 부담으로 인수를 포기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 사모펀드 품으로?…노사 갈등 격화 예고
인수가, 노조 이슈로 본입찰 흥행이 불발됨에 따라 JT저축은행은 사모펀드 품에 안기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는 본입찰 흥행 불발이 현재 대치 중인 노사 관계를 극한까지 몰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JT저축은행 노조는 직원 고용 안정을 위해 사모펀드에 대한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부업체나 사모펀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면 기업구조는 더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대부업체나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는 “사모펀드 인수 사업장은 공식처럼 구조조정과 고율배당이 뒤따른다”면서 “저축은행이 서민 예금을 기반으로 이익을 실현하는 곳이 맞다면 J트러스트는 대부업체 및 사모펀드의 입찰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노조는 “JT저축은행을 제대로 성장시킬 수 있는 대주주를 찾아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며 “사모펀드에 매각된다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