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공포, 아직 끝나지 않았다
‘라임 사태’ 공포,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손성은 기자
  • 승인 2020.09.08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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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 글로벌M펀드 환매 불가능 법적 절차
-3월에 6개월 중단했는데…부실 실사 의혹 부정
-키움자산 공모펀드 환매 중단으로 불안감 상승
금융권을 뒤흔든 ‘펀드’ 공포가 현재진행 중이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금융권을 뒤흔든 ‘펀드’ 공포가 현재진행 중이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금융권을 뒤흔든 ‘펀드’ 공포가 현재진행 중이다. 라임 금융무역 펀드로 전 금융권이 발칵 뒤집히고, 채 수습도 되지 않은 상황. 교보증권의 재간접 사모펀드 환매가 불가능해지고 부실 실사 의혹이 따라붙으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키움투자자산운용의 ‘공모펀드’까지 환매가 중단됨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 교보증권 글로벌M펀드 부실채권 98%

교보증권은 2일 펀드 고객들에게 ‘교보증권 로열클래스 글로벌M 전문 사모투자신탁’의 환매가 어렵다고 고지했다. 해당 펀드는 앞서 3월 당시 펀드 만기를 6개월 즉 30일로 연장한 바 있다. 문제의 펀드는 미국 소상공인 대출채권에 재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로 해외 운용사 WBL의 펀드를 통해 투자된다. 고객들의 투자 금액은 105억원에 달한다.

해당 펀드는 교보증권이 3월 환매 중단을 고지했을 당시에도 논란이 적지 않았다. 당시 환매 중단 사유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미국 소상공인의 부진과 유동성 때문이었다. 당시 6개월간 환매 연기를 고지한 교보증권은 또다시 환매가 어렵다고 고지한 상황. 문제는 현재 고객이 투자한 대출채권 대부분이 부실채권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실제로 WBL 자산 실사 결과 145개 채권 중 부실채권 비중은 98%에 달했다.

해당 펀드는 당시 환매 중단 당시에도 부실 실사 의혹이 따라붙었다. 교보증권이 채권 상환 가능성과 미국 현지를 방문해 담보인 부동산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지 않고 펀드를 설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교보생명은 현재 이 같은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관련 실사는 충분히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당장 105억원의 투자금이 묶인 가운데 교보증권은 회수에 문제가 없으며 부실 실사 의혹을 부정하고 있지만, 논란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실채권 비율이 98%에 달할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당시 고객에게 부동산 자산 담보비율(LTV)가 70% 미만이라고 안내했지만, 실사 결과 79%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해외 운용사인 WBL을 상대로 법적 절차를 진행하면 회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해당 펀드와 관련한 실사는 정상적으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교보증권 글로벌M펀드는 부실채권이 98%로 확인됐다. (사진=교보증권 홈페이지)
교보증권 글로벌M펀드는 부실채권이 98%로 확인됐다. (사진=교보증권 홈페이지)

◇ 키움투자자산운용 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도 환매 중단

교보증권 ‘교보증권 로열클래스 글로벌M 전문 사모투자신탁’의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그간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공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채권 펀드 전문 운용사 H20의 자산 운용 펀드에 문제가 불거지며 국내 전체 규모 4600억원의 투자금이 발이 묶인 것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7일 펀드 고객들에게 ‘키움 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 환매를 중단한다고 고지했다. 해당 펀드는 헤지펀드, 부동산 등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투자금액 규모는 3600억원에 달한다. 환매 중단은 편입 자산 중 일부에서 유동성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금융당국(AMF)는 해당 펀드에 비유동성 사모채권이 한도를 초과해 담겨 있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자산 분리를 목적으로 신규 설정 및 환매를 중단했다. 해당 펀드에는 H20사 펀드 중 H2O알레그로, H2O멀티본드가 포함돼 있다.

현재 H20측은 비유동 자산을 다른 자산과 분리하는 ‘사이드 포켓팅(Side-Pocketing)’ 작업을 진행 중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관련 작업에 4주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작업 마무리 후 투자금 회수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사태를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 2월 키움 글로벌 얼터너티브 펀드의 순자산 5000억원 달성을 자축했다. (사진=키움투자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사태를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 2월 키움 글로벌 얼터너티브 펀드의 순자산 5000억원 달성을 자축했다. (사진=키움투자자산운용)

◇ 자산운용 금융 소비자 신뢰 바닥으로 ‘추락’

교보증권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이 투자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불안감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교보증권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앞서 발생한 ‘라임 사태’와는 궤를 달리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권 및 투자자들은 ‘라임 사태’의 각인으로 좀처럼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키움투자자산운용의 경우 사이드 포켓팅 작업이 4주안에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외부의 시각은 그렇지 않다. 사실상 자산 분리 작업의 완료 시점으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관련 보도를 통해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사태를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해당 펀드 책임 매니저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차녀로 알려졌다.

키움 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의 주요 판매사는 국민은행(37.15%), 삼성증권(28.16%), 신한은행(15.52%), 기업은행(9.8%), 우리은행(2.21%) 등이다. 은행권은 해당 펀드를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관련 내용을 안내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라임 사태에 이어 재간접 투자 사모펀드 환매중단에 급기야 공모펀드까지 환매가 중단됐다”면서 “잇따라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자산운용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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