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사손보 매각 후보로 거론되는 은행들
악사손보 매각 후보로 거론되는 은행들
  • 손성은 기자
  • 승인 2020.09.0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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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사손보 예비입찰…매각 작업 본격 시작
-인수합병 시장 ‘큰 손’ 신한금융 움직일까?
-금융지주 포트폴리오 완성 필요 우리금융?
악사손보의 인수 유력 후보 1순위는 신한금융그룹이 지목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악사손보의 인수 유력 후보 1순위는 신한금융그룹이 지목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악사(AIA)손해보험의 매물 등판에 인수 합병 시장 ‘큰 손’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악사손보는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에 강점을 지닌 종합손해보험사다. 최근 국내 보험시장에서 영업하고 있던 외국계 보험사들의 철수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 시장에선 시기상 외국계 보험사가 가장 높은 몸값을 받을 수 있는 적기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인수 경쟁의 막이 올랐다. 현재 최유력 인수 후보로는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이 꼽힌다. 

◇ 악사손보 매각 작업 본격화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물로 등장한 악사손보 인수 후보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프랑스계 금융보험그룹 악사는 한국 악사손보의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해 주관사 삼정KPMG를 선정, 18일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악사손보는 2000년 한국자동차보험을 전신으로 한다. 이듬해 교보생명에 인수된 후 교보자동차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한국 시장에 최초로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선보였다. 2007년 5월에는 프랑스 최대 보험사 악사가 교보생명의 지분 74.7%를 인수하며 사명을 교보AXA자동차보험으료 변경한 뒤 2009년 잔여지분 인수를 통해 사명을 현재의 악사손보로 결정했다.

악사손보는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 중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보험에서의 손해가 크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악사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4.8%였다.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을 78%로 보고 있다.

시장에선 프랑스 악사 입장에선 지금이 한국 시장에서의 철수 적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내 보험산업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가운데 지난 몇 년 사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외국계 보험사들이 높은 몸값에 팔려갔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악사 손보의 몸값을 2000억원대로 보고 있다.

악사손보는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 중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보험에서의 손해가 크다. (사진=악사손보)
악사손보는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 중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보험에서의 손해가 크다. (사진=악사손보)

◇ ‘큰 손’ 신한금융 움직일까?

악사손보의 인수 유력 후보 1순위는 신한금융그룹이 지목되고 있다. 시장은 신한금융이 악사손보를 인수할 만한 여력이 있을뿐더러 인수 이유도 명확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신한금융의 계열사 포트폴리오에는 손해보험사가 누락돼 있다. 보험업 진출의 경우 신규 사업자로 시장에 뛰어들 경우 자본 부담은 물론 시장 경쟁도 쉽지 않아 기존 보험사 인수가 최선의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한금융은 현재 손해보험 포트폴리오가 비어 있는 상황이다. 반면 생명보험업계의 포트폴리오는 생명보험 시장에서 상당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 지난 몇 년간 생명보험 포트폴리오 강화를 시도해 온 덕이다. 이미 신한생명을 통해 생명보험시장에 진출한 바 있던 신한생명은 지난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했다.

신한금융은 당시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통해 리딩뱅크 경쟁에서 라이벌 KB국민은행에서 우위를 점하는 동시에 인수합병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위해 MBK파트너스 계열 라이프투자유한회사의 오렌지라이프 보토우 4850만주(지분율 59.15%)를 주당 4만 7400원, 총 2조 2989억원을 투입했다.

변수는 있다. 신한금융은 계열 손해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BNP파리바카디프손보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과 이에 따른 감독기준 변경, 자본확충 부담 등도 문제다. 가장 큰 변수는 악사손보의 영업 부진이다. 지난해 369억원의 당기순손실은 충분히 부담되는 요소라 신한금융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도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현재 손해보험사 관련 지분 투자나 계열 손해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사진=연합뉴스)
우리금융도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현재 손해보험사 관련 지분 투자나 계열 손해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사진=연합뉴스)

◇ 신한금융만? 다른 인수 후보군은?

우리금융도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현재 손해보험사 관련 지분 투자나 계열 손해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KB금융은 KB손보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생명보험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하나금융은 하나생명을 보유하고 있던 가운데 최근 더케이손보를 인수하며 보험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우리금융은 금융지주 전환 당시부터 종합금융으로써의 포트폴리오 완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업계 일각에선 한동안 손해보험사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기적으로 적기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도 악사손보의 실적 부진은 부담스러운 요소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하지만 악사손보의 인수가를 생각하면 이를 만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우리금융은 몸값이 나가는 중대형 보험사를 인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올해 6월 말 내부등급법 부분 승인을 받아 BIS비율을 개선했지만 대규모 자금을 동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00억원대 규모의 몸값은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신한금융, 우리금융에 심지어 카카오도 유력 인수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면서 “결국 관건은 악사손보는 손해보험사로서의 영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영업 부진과 제도 변화라는 단점이 있는 만큼 이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 매각가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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