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서 내용은 신세계제휴를 전제로 하고 있어 계약은 성사될 듯

[데일리비즈온 심은혜 기자] 글로벌 시장 1위 드럭스토어 체인 영국의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Walgreens Boots Alliance)’가 그동안 신세계와 제휴, 국내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기정사실화 됐으나 최근 부츠가 단독으로 공정위에 가맹사업 법인을 등록해 신세계 이마트와의 계약이 무산된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양측이 최종계약을 체결해 신세계가 ‘부츠’ 브랜드로 국내드럭스토어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 경우 시장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4년 전에 자체브랜드 ‘분스’로 드럭스토어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매출이 지지부진하자 사실상 드럭스토어 사업에서 실패했다고 판단, 작년 말부터 부츠를 국내시장에 들여오는 문제를 추진해 최근 부츠 측과 세부적인 조율을 거의 마무리하고 최종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츠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는 가맹사업의 주체가 될 법인명은 ‘부츠인터내셔널(Boots International Limited)’이며, 국내에서 가맹사업을 수행하는 특수 관계인이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바로 이 대목에서 신세계와 부츠가 상호제휴문제를 백지화하고, 부츠가 단독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해 체인사업을 벌이는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을 낳았다.
하지만 부츠의 공정위 제출 정보공개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부츠가 신세계와 체인사업을 같이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부츠측은 공정위의 규정에 따라 자신이 겸업하지 않겠다는 업종설명에 ▲가맹점 사업자가 운영해 왔던 경쟁사업(Boons 매장을 포함함)은 가맹기간 개시 전에 폐쇄되거나 부츠 매장으로 전환된다, ▲이마트 및 신세계 그룹 내에 있는 ‘더 뷰티’, ‘비디비치’, ‘라 페르바’의 멀티브랜드 화장품 소매사업은 경쟁사업으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는 부츠가 신세계와 제휴로 한국시장에 진출하기로 이미 합의했으며 이 사업을 착수하면서 신세계의 기존 드럭스토어 체인 분스(Boons)는 정리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신세계 이마트 관계자는 “협약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라며 “아직 사업 방향을 논의 중에 있으며, 계약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방향성에 대해 말할 수 없지만 조만간 계약은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에 가맹사업 정보공개서 제출을 하는 등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사업시기, 조건에 대한 마무리 조율 중이며 최종 계약 도장을 찍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신세계가 부츠 측과 최종계약을 체결, 국내 드럭스토어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경우 CJ그룹의 올리브영이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드럭스토어 시장에서는 올리브영에 이어 GS리테일 계열 왓슨스가 2위, 이어 롯데 롭스가 바짝 뒤쫓는 양상이다. 신세계의 분스와 농심 메가마트 판도라, 삼약제넥스의 어바웃미는 사실상 출발 단계로 시정점유는 미미한 상태다.
기존 드럭스토어들은 부츠의 등장에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부츠는 자체적으로 만든 브랜드 제품 가격이 저렴한데다 품질까지 좋기로 유명해 국내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반드시 들러서 쇼핑해야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부츠에서 판매하는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솝앤글로리(Soap&Glory), 넘버 세븐(N⁰7), 보타닉스(BOTANICS) 등이 있다. 국내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아 시장점유율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충분하다.
그러나 부츠가 국내 진출해 성공을 거둘지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외국 유통기업들이 국내만 오면 맥을 못 추고 떠났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선례가 월마트, 까르푸, 테스코 등이다. 이들의 실패 원인으로 현지화 부적응을 꼽는다. 게다가 국내 드럭스토어 시장은 CJ가 전개하는 올리브영이 압도적으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부츠가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