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비즈온 박홍준 기자] 두산그룹의 두타면세점이 지난 5월 오픈 이래 계속 저조한 매출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거의 같은 시기에 문을 연 신규면세점들이 중국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국산화장품으로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 장남으로 두타면세점 책임경영을 하고 있는 박서원 두산 전무의 경영자질론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은 개장초기이지만 경쟁면세점에 비해 매출이 너무 저조하다는 점에서 그동안 박 전무의 경영능력이 실제보다 과대평가된 게 아닌가 하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재벌가의 일원인데도 그룹의 후광을 받지 않고 자수성가한 이례적인 케이스라는 점에서 유명세를 탄 박 전무가 최근 그룹의 지원을 받아 개인기업 키우기 행보를 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두타면세점의 파리 날리는 매장에 속수무책인 것은 경영솜씨의 한계를 엿볼 수 있는 사례로 꼽힌다.
13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두타면세점을 비롯한 대부분의 신규면세점에는 아직 ‘3대 명품’이 입점하지 않았지만 두타를 제외한 나머지 신규면세점들은 중국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국산화장품판매로 높은 매출성장을 실현하고 있다.
신규면세점들의 매출추세를 보면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개장 초기 1일 3억여 원의 매출이었지만 현재는 평균 11억 원, 최대 1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의 경우도 초기 2억여 원의 매출에서 현재는 1일 7억 원이어의 매출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장한지 2개월이 채 안 된 신세계면세점명동점도 개장 초기 1일 평균 4억여 원의 매출이 현재 7억 원 대로 껑충 뛰었다.
중국관광객유치에 성공, 이들에 대한 국산화장품판매를 주력한 때문에 급속한 매출증가가 가능했다는 풀이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의 경우 전체 매출 순위에서 후·설화수·라네즈·헤라·숨 등이 톱5 브랜드로 매출을 주도했다. 갤러리아면세점63 2분기 매출에서 매출 신장율 톱3 브랜드는 후, 설화수, 숨이 차지했다.
국내 면세점, 특히 서울 시내면세점은 매출의 절대부분을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다. 서울 시내를 기준으로 올해 롯데면세점의 중국인 관광객 구매액은 전체 매출에서 78%에 달했다. 신라면세점 장충점은 80%의 매출이 중국인에게서 나왔다.
두타면세점은 다른 신규면세점에 비해 매출 면에서 꼴찌로 쳐져있다. 면세점업계의 추산에 따르면에 따르면 두타면세점의 일 매출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4억 원 수준이다. 신규면세점들 매출의 절반, 내지는 3분의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런데 두타면세점은 개점 첫해 매출목표를 5,000억원으로 잡았다. 이를 달성하자면 하루 평균 13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려야하는데 현재 매출은 이의 3분의 1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 원인은 여러 갈래로 풀이된다. 우선은 중국관광객유치에 실패해 설렁한 매장분위기가 연출됐다. 중국관광객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상품구성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면세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인기품목은 국산유명화장품인데 아모레퍼시픽 등의 입점이 늦어진 것도 매출부진에 가세했다. 설화수·헤라·라네즈 등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들이 이달 중에 입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최고경영자의 마케팅능력 등 경영솜씨 부족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즉 뛰어난 경영수완으로 그룹의 지원을 받지 않고 놀라울 정도의 부를 일궜다는 박 전무의 경영능력에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오랜 기간 광고업계에 몸 담아온 박 전무는 지난해부터는 지주사인 두산으로 자리를 옮겨 신사업인 면세점 사업을 책임지는 면세점 전략담당 전무로 취임했다. 이에 그룹 안팎에서는 면세점 사업이 두산그룹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만큼 박 전문의 손에 두산그룹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라는 시각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박 전무가 이끄는 면세점 사업은 경쟁사인 신규면세점 중에서 ‘꼴찌’ 신세를 면치 못하자 박 전무의 경영자질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두타면세점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인기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주인공으로 출연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송중기를 모델로 발탁하고 경쟁사 VIP 고객을 유치하는 관광가이드에 현금성 선불카드를 지급하는 현금마케팅까지 동원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초라한 실적을 좀처럼 큰 폭의 증가세로 돌아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박 전무의 유명세는 겉만 화려했지 내용은 없는 유명세에 불과한지 여부가 면세점경영에서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