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부진, 설계사 이탈 방지…부정적 관측도
-장고 끝에 출범 차별화 선언…긍정적 반응도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최근 코로나19로 보험업계 영업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신한생명의 판매자회사 ‘신한금융플러스’가 출범했다. GA(독립법인대리점)의 영향력 확대로 보험사 전속 또는 준 전속이라고 할 수 있는 판매자회사의 영업력에 의문 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신한생명은 이 같은 상황에 타 경쟁 보험사의 판매자회사와의 차별화를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 성공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신한금융플러스 본격 출범 선언
신한생명 GA 자회사인 ‘신한금융플러스’의 출범식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신한L타워에서 열렸다. 6월 23일 설립된 신한금융플러스는 자본금 500억원에 이성원 대표가 경영의 키는 잡았다.
판매자회사는 보험사가 자본을 투자해 설립한 계열 GA(독립법인대리점)다. GA는 특정 회사 상품만을 파는 보험사 전속 설계조직과 달리 다수의 생명, 손해보험상품을 판매한다. 이러한 GA는 지난 몇 년간 급성장을 거듭하며 보험업계 최대 판매채널로 급부상했다.
신한금융플러스는 보험업계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 최초의 판매자회사다. 현재 보험업계에는 KB금융, 신한, 하나, DGB 등의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가 있지만 이 중 판매자회사를 설립한 곳은 신한생명이 최초다.
보험업계는 신한금융플러스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최초의 판매자회사라는 점도 있지만 최근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앞서 출범한 보험사 판매자회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때문에 신한금융플러스의 성공적 정착 가능성과 설립 의도에 의문이 따라붙고 있다.

◇ 부진한 업황, 태생적 한계에 우려도
업계 일각에선 신한금융플러스 출범에 회의적인 시각이다. 이는 생명, 손해 업권을 막론하고 보험사 판매자회사들이 긍정적인 실적을 내는 경우를 찾아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보험사 판매자회사 실적을 놓고 보면 생명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의 판매자회사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말 50억 483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의 판매자회사 한화라이프에셋 역시 같은 기간 27억 7100만원의 적자를 봤다.
업계는 이 같은 부진의 원인을 업황보다는 판매자회사의 특성에 따른 영업력 한계로 보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판매자회사는 상품 판매에 제한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판매자회사 모회사인 보험사가 생명보험사라면 손해보험상품은 회사 구분 없이 판매할 수 있지만 생명보험상품의 경우 오로지 모회사 상품만 가능하다는 것. 업권 구분 없이 모든 상품 판매가 가능한 GA에 비해 대폭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신한생명의 판매자회사 출범 의도가 전속 설계사 조직의 이탈 방지를 위함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 몇 년간 GA가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보험사 전속 설계사 조직이 대거 GA를 이탈한 현상이 나타났을 뿐 아니라 신한생명이 오렌지라이프와 통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설계사 조직 이탈에 대비해 판매자회사를 설립했다는 분석이다.

◇ 성공적 시장 정착 가능성에 대한 기대
반대로 성공적인 시장 정착 가능성에 대한 관측도 적지 않다. 신한생명은 장기간에 걸쳐 판매자회사 설립을 검토하는 과정을 거쳤을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적용되는 설계사 수수료 체계 등 때문에 오히려 성공적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한생명은 신한금융플러스 출범에 앞서 약 5년에 걸쳐 판매자회사 설립을 검토해왔다. 매년 TF(태스크포스)를 통해 시장성을 검토하고 기존의 판매자회사의 실적 등을 분석하는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장고 끝에 출범한 신한금융플러스는 먼저 상품 판매 제한부터 해제했다. 현재 판매 제휴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생명보험상품 역시 타사 상품을 판매하도록 했다. 기존 판매자회사의 부진이 상품 제한이며 비교적 호성적을 보이는 판매자회사는 상품 판매 제한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긍정적 요소라는 평이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신한금융플러스는 장기간 검토를 통해 출범했으며 일부에서 제기되는 것처럼 전속 설계사 조직 이탈 목적으로 설립된 것이 아니다”라며 “상품 판매 제한도 없고 장기적으로 볼 때 GA업계 역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익 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설립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