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포트폴리오 강화…새 수장 민기식 DGB생명 현 대표
-KB생명, 푸르덴셜생명 통합 시 자산규모 30조 업계 9위로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KB금융지주의 푸르덴셜생명 인수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금융위원회의 인수 최종 승인을 받은 현재 오는 31일 인수대금만 납부하면 금융지주 포트폴리오 강화 작업이 완료된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생명보험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전망이다. KB금융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을 향후 1~2년간 독립적으로 운영한 뒤 통합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 KB금융, 푸르덴셜생명 인수 사실상 완료
KB금융지주의 푸르덴셜생명 인수 작업이 사실상 완료됐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자회사 편입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오는 31일 인수대금만 약 약 2조2000억원을 납부하면 푸르덴셜생명 인수 작업은 완전히 마무리 된다.
푸르덴셜생명을 새 식구로 맞이함에 따라 KB금융지주의 포트폴리오는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4년 옛 우리파이낸셜(현 KB 캐피탈), 2015년 옛 LIG손보(현 KB손보), 2016년 옛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를 통해 성공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바 있다.
다만 KB금융은 타 금융계열사 대비 상대적으로 생명보험 포트폴리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KB금융은 자회사 KB생명이 업계 하위권에 머물러 기존 생명보험사 인수 등을 통한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KB금융이 인수한 푸르덴셜생명은 알짜 생명보험사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 21조 790억원, 당기순이익 1408억원의 업계 11위 중형사다. 푸르덴셜생명은 보장성보험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로 오는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이 적고 탄탄한 설계사 조직을 장점으로 한다.

◇ 푸르덴셜 새 수장에 민기식 현 DGB생명 대표
KB금융은 KB 소속이 된 푸르덴셜생명의 수장으로 민기식 현 DGB생명 대표를 지목했다. 푸르덴셜생명은 27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해 대표이사 후보에 민 대표를 선정했다. 보험경력 30년에 달하는 민 대표는 본래 푸르덴셜생명 출신으로 5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하게 된 것이다.
민 대표는 1962년 서울 환일고, 연세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대한화재(현 롯데손보)를 거쳐 푸르덴셜생명에 입사했고 기획, 마케팅, 상품 부문을 두루 경험한 뒤 지난 2012년 푸르덴셜생명 CSO 부사장에 올랐다. 이후 2015년 퇴사한 뒤 2019년 DGB생명 대표에 취임했다. DGB생명 대표 임기 만료까지는 4개월이 남았다.
푸르덴셜생명의 키를 쥘 민 대표의 어깨는 가볍지 않다. 전반적인 업황 부진 속에서 실적은 물론 새롭게 도입하는 국제 회계기준과 이에 따른 감독규정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푸르덴셜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1408억원은 전년도 1644억원 대비 236억원 14.4% 감소한 수치다.
가장 중요한 사안은 향후 있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에 대비해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이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조직 문화, 인적 구성원의 출신 성분이 상이한 만큼 통합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상당 기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을 독립적으로 운영한 뒤 통합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 KB생명, 푸르덴셜 통합 시 단숨에 업계 9위
푸르덴셜생명의 인수로 KB금융의 생명보험 시장에서 영향력을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 자회사 KB생명은 방카슈랑스와 GA 채널에 강점이 있다. 푸르덴셜생명 역시 GA 등 외부 판매 채널은 물론 자사 전속 설계사 조직에 강점이 뚜렷하다.
특히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이 이뤄지면 KB금융은 단숨에 업계 9위의 생명보험사를 자회사로 두게 된다. KB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 약 10조원으로 전체 24개 생명보험사 중 17에 해당한다. 푸르덴셜생명과 통합할 경우 자산 규모는 약 30조원으로 수직으로 상승하게 된다.
두 생명보험사의 통합은 단순히 외형 확대에만 초점을 맞출 수 없다. 금융업권은 진입 장벽이 높고 굳어진 지 오래된 업권이다. 특히 보험업계는 고착화 현상이 매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업계 순위에 변동이 별로 없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은 고착화한 업계 순위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또한, 두 회사의 결합에 따른 시너지도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보험사와 보험사의 통합 방식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업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단숨에 생명보험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