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비즈온 최은혜 기자]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모디슈머(Modisumer) 열풍이 화장품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모디슈머란 ‘수정하다’라는 뜻의 modify와 소비자를 뜻하는 Comsumer를 조합한 신조어로 제품을 업체가 제시하는 정형화된 레시피에 따라 만들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해내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경기 불황 속에서도 20~30대 젊은층은 타인과 다르고 싶어 하는 경향을 보인다. 합리적인 소비와 개성이 담긴 가치소비의 접점에서 모디슈머가 탄생했고, 이들은 경제적인 소비 한도 내에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재창조 방식을 택한 것이다.
최근 동부증권 박현진 애널리스트의 분석리포트에 따르면 이러한 모디슈머 열풍이 화장품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사례를 소개 했다.
화장품의 모디슈머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다. 먼저 향기를 내는 여러 제품을 섞어 쓰는 일명 ‘향수 레이어드’ 레시피가 있다. 유명한 향수는 길거리 어디를 가도 그 누군가에게 흔히 향을 맡을 수 있다. 반면 여러 향을 취향대로 섞어 쓰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오직 나만의 향기가 된다. 또한 두 제품을 섞음으로써 향의 지속력도 좋아진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이러한 레이어링 열풍에 따라 가격이 저렴하면서 독특한 향의 제품을 여러개 구비해 레이어링할 수 있도록 권하고 있다.
어떤 이는 문구 용품을 네일 아트 레시피에 접목시키기도 한다. 예를 들면 목공용 풀을 필 오프 베이스코트 대신 사용하는 것이다. 필 오프 베이스코트는 손톱 주위에 묻은 매니큐어를 지울 필요 없이 쉽게 뜯어낼 수 있게 하는 제품이다. 소비자들은 제품의 냄새와 색깔, 특징이 비슷한 점에 착안해 저렴한 목공용 풀을 필오프 베이스코트 대신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화장품의 모디슈머 열풍은 이전부터 지속되어 왔다. 양이 많고 비싼 화장품을 구입하거나 개별 색조 제품을 한 팔레트에 ‘소분’하는 것이나 여러 컬러의 섀도를 잘라서 한 케이스에 담아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본인이 직접 만들거나 이것을 다시 판매하는 경우도 화장품 카페를 통해 종종 볼 수 있다. 또한 바세린과 남은 립스틱을 섞어 립밤을 만들거나 색상이 질린 아이섀도를 가루로 만들어 블러셔나 립 제품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박현진 애널리스트는 “즐길 수 있는 식문화가 제한되어 있는 1인 가구의 증가가 식음료 분야에서의 모디슈머 확산을 이끌었고, 여기에 경제적 어려움이 있어도 특정 기호나 취향은 포기할 수 없다는 가치소비가 결합되어 모디슈머가 셀프 화장품 제조나 셀프 인테리어 등의 다양한 분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출처 = 러브즈뷰티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