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해부④] 페퍼저축은행, 외형 성장에도 ‘울상’
[저축은행 해부④] 페퍼저축은행, 외형 성장에도 ‘울상’
  • 손성은 기자
  • 승인 2020.08.2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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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시야 포착…자산 차이 400억원대
-외형만 놓고 보면 합격…수익성은 다소 아쉬워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과 포트폴리오 강화 필요
페퍼저축은행은 국내 유일의 호주계 저축은행으로 지난 몇 년간 급성장을 거듭하며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2조 6933억원이었던 페퍼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는 올 1분기 3조 4548억원으로 7615억원 28.2% 뛰어올랐다. (사진=페퍼저축은행 홈페이지)
페퍼저축은행은 국내 유일의 호주계 저축은행으로 지난 몇 년간 급성장을 거듭하며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2조 6933억원이었던 페퍼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는 올 1분기 3조 4548억원으로 7615억원 28.2% 뛰어올랐다. (사진=페퍼저축은행 홈페이지)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저축은행은 일제 강점기 당시 무진회사에서 기원한 사금융으로 출범했다. 이후 1970년대 정부가 사금융 양성화 계획을 통해 이들을 양지로 끌어냈고 이에 따라 무진회사는 상호신용금고로 바뀌었다. 여기에 지난 2001년 관련법 개정을 통해 현재의 저축은행으로 거듭난 상황. 제2금융권으로 분류되는 저축은행은 서민금융을 자처하며 서민과 중소기업을 주 고객으로 나름의 방식으로 우리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저축은행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페퍼저축은행이 자산 기준 업계 3위 한국투자저축은행을 시야에 포착했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몸집을 불려 온 페퍼저축은행은 현재 업계 4위를 마크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1년 사이 자산, 여신, 수신 등 주요 부문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내실에는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올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마찬가지로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국내 유일 호주계 저축은행 고속 성장 중

페퍼저축은행은 국내 유일의 호주계 저축은행으로 지난 몇 년간 급성장을 거듭하며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2조 6933억원이었던 페퍼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는 올 1분기 3조 4548억원으로 7615억원 28.2%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페퍼저축은행은 자산 기준 업계 4위로 뛰어올랐고 3위 한국투자저축은행과의 차이는 488억원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올 1분기 지난해와 비교해 자산 규모는 물론 여신, 수신 거의 모든 부문에서 높은 외형 성장률을 기록하는 성과를 얻었다.

실제로 해당 기간 페퍼저축은행의 수신 규모는 3조 396억원으로 지난해 2조 4419억원 대비 5977억원 24.4% 늘어났다. 여신은 증가 폭이 더욱 컸다. 올 1분기 여신 잔액은 3조 14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조 3998억원 대비 7477억원 대비 31.1% 증가했다.

자산, 수신, 여신이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가운데 거래 고객 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폭으로 성장했다. 올해 1분기 페퍼저축은행의 거래자는 18만 409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만 8178명 대비 1만 5912명 9.4% 늘었다.

‘덕분에 챌린지’를 수행하고 있는 퍼저축은행 임직원들. (사진=페퍼저축은행)
‘덕분에 챌린지’를 수행하고 있는 퍼저축은행 임직원들. (사진=페퍼저축은행)

눈부신 외형성장… 실속은 아쉬워

페퍼저축은행은 여신 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익 규모 역시 커졌다. 전체 수익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자수익은 올 1분기 744억원이 발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570억원 대비 174억원 30.5% 증가한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역시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살펴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 1분기 페퍼저축은행은 17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3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1년 사이 적자 폭이 감소했지만 적자는 적자다.

여신 등 외형이 성장함에 따라 관련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1분기 페퍼저축은행의 지출 비용은 88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695어원 대비 185억원 26.6% 증가한 수치로 나타났다.

페퍼저축은행의 여신 규모 증가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대손충당금은 대출 원리금 상환이 불가능해질 때를 대비해 쌓아두는 돈이다. 지난 몇 년간 여신규모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1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3년 전 저축은행의 충당금 적립비율은 1금융권 수준으로 강화됐다.

페퍼저축은행은 여신 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익 규모 역시 커졌다. 전체 수익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자수익은 올 1분기 744억원이 발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570억원 대비 174억원 30.5% 증가한 수치다. (사진=페퍼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은 여신 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익 규모 역시 커졌다. 전체 수익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자수익은 올 1분기 744억원이 발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570억원 대비 174억원 30.5% 증가한 수치다. (사진=페퍼저축은행)

관련업계 “수익성 강화 필요해”

업계는 페퍼저축은행이 수익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중금리 대출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영업하고 있는데 이는 수익성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각에선 페퍼저축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올 1분기 페퍼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는 9543억원으로 이는 전분기 대비 307억원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개인사업자에 대한 신용대출이 부실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페퍼저축은행이 지난 몇 년간 급성장했지만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 이전보다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영업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페퍼저축은행은 외형 성장에 있어 성과를 얻었지만, 수익 부문은 약점을 보이고 있다”면서 “현재의 중금리 대출, 가계 대출 위주 전략을 유지하되 고금리, 기업 대출 부문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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