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스' 회원유치서 불건전영업여부 점검…하나 ·외환은행 통합과정도 조사

[데일리비즈온 이서준 기자] 부실조선사 중의 하나인 현대중공업에 대한 과다한 여신으로 거액의 부실채권을 안고 있는 하나은행의 현대중공업에 대한 대출과정, 대출규모의 적정성, 부실규모 등을 철저하게 따지는 금감원 검사가 실시된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하나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에 대한 종합검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아래 하나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을 대상으로 예비감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예비 감사를 마치면 통합은행인 KEB하나은행을 대상으로 경영 건전성과 지배구조 등 경영 전반에 대한 검사를 약 3주간에 걸쳐 진행할 예정으로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종합검사에서는 현대중공업에 대한 대출건전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의 현대중공업에 대한 여신은 1조원을 훨씬 웃도나 조선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따른 현대중공의 경영난 심화와 최근 정부의 구조조정이 맞물리면서 여신의 상당부분이 부실화 돼 은행의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KEB하나은행과 현대중공업은 ‘한 배’를 탔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KEB하나은행의 현대중공업에 대한 대출규모는 천문학적이며 상당부분이 부실화 될 위기에 놓여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지난 4월말께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을 직접 만나, 자산매각과 인력감축 등 자구계획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금융계에서는 당시 영업통이라는 함 행장이 현대중공업에 대한 부실대출문제가 얼마나 심각했으면 고객사 최고경영자를 ‘압박’했겠느냐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종합검사에서 KEB하나은행의 현대중공업에 대한 여신심사 및 결정과정의 정당성, 규모는 적정성, 부실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추가지원여력, 충당금 적립정도 등을 면밀히 조사해 재무상태의 건전성 정도를 따질 방침이다. 금감원은 재무건전성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건전성유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 수행토록 명령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에 대한 KEB하나은행의 여신은 작년 12월말 기준 1조2283억원으로 여신규모별로는 두 번째다. 계열사를 포함한 10대 주채무계열 그룹에 대한 KEB하나은행의 현대중공업 신용공여규모는 2조6584억원으로 다섯 번째로 많은 규모다. 주채무계열 전체 여신 27조에 10%나 된다.
문제는 다른 주채무계열에 대한 여신과는 달리 유일하게 현대중공업만 조선업황부진으로 대규모 적자에 일감부족에 허덕이는 위험이 높은 조선업이라는 점이다. 현대중공업은 휘청거린다면 연쇄적으로 하나금융의 대출 2조6000여억원에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금감원은 김정태 회장이 직원들에 대해 하나멤버스 회원가입 확대를 압박하는 바람에 불건전영업행위가 성행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고객 불편이나 피해, 불완전판매 여부 등을 접중 조사해 시정조치할 계획이다.
또한 금감원은 아울러 이번 종합검사에서는 현대중공업에 대한 과다한 대출문제 못지않게 지난해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 과정을 집중 검사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과정의 적정성 여부는 물론, 통합 이후의 지배구조, 이사회 운영, 내부 통제 시스템 등에 대해 점검하며 전산통합이 제대로 돼 고객의 이용불편은 없는지 등도 검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