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대기업 임원의 경영 행보는 가지각색이다. 이들의 방식은 사회의 귀감이 될 때도 있지만 비난을 받을 때도 있다. 심지어 오너리스크로 이어져 기업의 존망을 위협하기도 한다. 실적에 따라 자리유지가 결정되는 전문경영인부터 일명 ‘철밥통’을 가진 오너경영인까지 임원의 움직임이 곧 경제의 흐름이다. 이에 본지는 키워드를 주제로 각 임원의 경영 행보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리틀 이건희=삼성가 맏딸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은 과감한 경영 방식을 보이며 ‘리틀 이건희’로 불린다. 이 사장은 이건희 회장과 똑 닮은 성격으로 냉정하면서도 결단력 있는 경영 방식으로 호텔사업과 면세점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러한 성격을 바탕으로 추진한 이 사장의 대표적인 사업은 서울 중구에 자리할 ‘남산 한옥호텔’이다. 호텔신라는 지자체로부터 건축심의 등 관련절차를 통과해 올해부터 건설에 들어가 2025년 공사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이 사장이 2010년 취임한 이후 추진한 역점 사업으로 2011년 서울시에 최초로 사업안을 제출한 이후 10년 만에 결실을 이룬 사업이다. 이 과정에서 지상 4층에서 지상 2층으로 계획이 수정되기도 했지만 이 부사장은 서울 시내 최초의 도심형 한옥호텔을 세우고자 일관성 있는 추진력을 보였다.

◇한옥호텔=문제는 이 사장의 숙원사업인 한옥호텔 사업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옥호텔 부지 시굴조사 과정에서 유적이 발견돼 정밀 발굴조사 중이다. 이 조사는 수개월에 걸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해 보존해야하는 문화재로 판단되면 한옥호텔 공사는 사실상 백지화될 수도 있다.
호텔신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타격도 받은 상태다. 면세점 매출 비중이 90%나 되는 이 회사는 해당 부문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4%나 하락한 4392억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 회사는 재고 면세품 판매에 사활을 걸었는데도 실적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 회사에 따르면 호텔신라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4%하락한 5229억5600만원으로 나타났다. 호텔 부문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837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이 가운데 이 사장이 추진한 해외신사업 ‘신라모노그램 다낭’ 역시 진출(6월 26일)한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적신호가 켜졌다. 세계적인 호텔 체인의 글로벌 진출 방식과 같이 ‘신라모노그램 다낭’은 베트남 현지 대기업이 주인이고 신라호텔은 위탁 운영을 맡았다.
당초 오픈 예정날짜는 4월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미뤄졌던 오픈을 최근 감행한 것인데 예약률이 저조하다는 후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호텔 사업이 위축되어 있는 상황에서도 과감한 도전을 감행한 이 사장의 리더십에 대해 업계의 반응이 엇갈리는 대목이다. 호텔신라는 ‘신라모노그램 다낭’을 시작으로 미국 등 10여 개국의 나라에 진출할 방침이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다낭 현지호텔은 현재 임시휴업 중이다. 자사는 위탁운영을 하는 방식이고 현지 호텔 주인은 따로 있는 형태여서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 “다낭을 시작으로 미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진출 계획엔 변동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옥호텔의 경우 착공이 시작됐고 문화재는 특정 구역에서 발견된 것이기 때문에 공사에는 문제가 없다. 문화재 관련 조사도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