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운용자산이익율이 낮은 이유?
삼성생명, 운용자산이익율이 낮은 이유?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6.07.05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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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말 기준 3.7%로 교보(4.4%)·한화생명(4.3%)과 격차…저금리 고착화와 채권금리하락 때문

[데일리비즈온 이서준 기자] 얼마 전에 삼성생명 주가 10만 원대가 깨졌다. 그 이후에도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5일 증시에서 삼성전자주가는 전날보다 2.53% 떨어진 96,3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생명 주가가 맥을 못 추는 이유는 급속한 수익성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른 경영지표는 몰라도 보험사의 대표적인 수익성지표라고 할 수 있는 운용자산이익률이 생보사 중에서 거의 ‘꼴찌’ 수준으로 떨어져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5일 생명보험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25개 생명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평균 3.9%를 나타내 올 초까지 유지돼 온 4%대가 무너졌다. 생명보험업계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4년 5.9%에서 지난해 4.0%로 떨어진 상황에서 계속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다 마침내 4% 벽이 붕괴된 것이다.

이는 초저금리 기조의 고착화와 영국의 유럽연합탈퇴결정을 계기로 채권금리가 하락한 것이 주요원인으로 풀이된다.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을 보면 국내 대표 생보사인 삼성생명의 이익율 저조가 눈에 띈다.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이익율은 3.7%로 교보생명 4.4%, 한화생명은 4.3%에 비해 큰 격차를 보였다. ‘빅3’중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높은 이익률을 보인 그룹에 속한데 반해 삼성생명은 하위권 생보군에 포함됐다.

삼성생명이 자산운용에서 이익을 많이 내지 못한 주요원인은 금융시장에서 장기화하고 있는 초저금리기조에 적기에 신속히 적응하지 못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인하, 금융시장에서 이미 초저금리기조가 고착화된 상태다.

이런 와중에 영국의 유럽연합탈퇴(브렉시트)에 따른 채권금리하락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브렉시트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저금리 기조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내 채권시장금리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고채 10년물의 경우 금리는 7월 들어 역대 최저 수준인 1.4%대를 맴돌고 있다.

그런데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중에서 국고채 10년물에 대한 투자비중이 매우 높다. 채권금리가 떨어지게 되면 자연 운용자산이익율이 하락해 그만큼 큰 타격을 받게 되는 셈이다. 이 10년 물 국고채금리는 삼성생명 주력상품중의 하나인 종신보험상품의 최저보증이율 1.5%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삼성생명이 국고채에 대한 투자규모가 크거나 투자를 늘리게 되면 그만큼 손실이 늘어나게 되는 구조다.

물론 금융시장에서 사상최저수준의 저금리기조는 삼성생명의 자산운용을 제약하는 기본적인 요인다. 최근 들어 금융시장에서 한국은행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으로 전망도 나오고 있어 삼성생명의 채권운용이익은 더욱 줄어들어 금융자산운용을 통한 이자수입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저금리기조로 상당수 상품에서 역마진이 발생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런데다 앞으로 저금리가 보다 심화되면 다른 상품에서도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어 삼성생명의 고민은 크다. 역마진은 보험사에서 고객에게 받는 보험료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돌려줘 손실을 입는 것을 말한다.

삼성생명은 전체 금리확정형 보험계약 적립금 가운데 80%를 연 6% 이상의 고금리 확정이율 장기보험으로 보유하고 있다. 말하자면 저금리기조가 지속되는 한 역마진은 결코 해소 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최근 4분기 연속으로 역마진율이 떨어져 1분기 기준 –0.65%에 이른다”며 “저금리의 지속으로 역마진율이 올해 –1%까지 떨어지게 될 경우 적립해야 하는 보험부채가 10조 원 이상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험부채 증가는 그만큼 수익성 악화로 연결된다.

삼성생명은 최근 들어 대책을 서둘고 있다. 우선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생명측은 그동안 유지해온 채권 중심의 안전위주 자산운용기조 속에 대체투자와 해외투자 등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이나 가계에 대한 대출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가계나 기업에 보험금이나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겠다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1분기 기준으로 가계와 기업대출 잔액을 전체 50조 원으로 늘렸는데 이 대출규모는 전체 운용자산의 25%에 이른다.

아울러 삼성생명은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자회사인 삼성SRA자산운용의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해외 부동산에도 간접투자를 하고 있다. 전체 투자규모만 해도 1분기 기준으로 7조3천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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