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두산의 두타면세점 …‘승자의 독배’
썰렁한 두산의 두타면세점 …‘승자의 독배’
  • 엄정여 기자
  • 승인 2016.07.05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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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매출 4억으로 파리 날리는 수준…유명 브랜드 입점과 ‘유커’ 유치 실패 등이 원인
▲ 극도의 매출 부진으로 문을 닫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두타면세점.

[러브즈뷰티 비즈온팀 엄정여 기자] 동대문 상권 부활을 목표로 지난 5월 문을 연 서울 동대문 두타면세점의 매출이 기대에 못미쳐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급하게 오픈한 데다 면세점 흥행의 중요 요소인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 등 이른바 ‘3대 명품’ 유치 지연 등 여러 가지 난항을 겪으면서 매장 곳곳이 썰렁하다. 벌써부터 ‘승자의 독배’라는 진단도 제기되고 있다.

5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 서울 동대문에 프리오픈한 두산그룹의 두타면세점이 기대보다 턱없이 낮은 방문자 수로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11월 서울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획득해 6개월여간의 개점 준비기간을 거쳐 5월 20일 프리오픈했다. 면세산업에 처음으로 진출한 두산그룹은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두산 유통담당 전무가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4세 경영의 첫걸음으로 주목을 받았다.

두산타워 9개층을 사용하는 두타면세점은 총 면적 1만6825㎡(약 5,090평) 규모로 1층부터 6층은 기존의 두타패션몰이 그대로 운영되며, 7층부터는 D1∼D9층으로 표기해 면세점 매장을 차렸다. 면세점 내 모든 층에서 물건을 사러온 고객보다 매장을 지키는 직원들이 훨씬 많았다.

7층에는 수입화장품과 향수 코너가 위치해 있다. 두타면세점은 전체적으로 새벽 2시까지 영업하지만 수입화장품과 향수가 위치한 매장은 저녁 11시까지만 운영된다.

관광객의 발길이 뜸하다 보니 두타면세점은 당초 목표 매출액인 5,000억원에 턱없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두타면세점의 일 매출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4억원 수준이다. 비슷한 시기에 개점한 신세계면세점의 일평균 매출 5억5,000만 원보다 낮은 편이다. 지난 3월 정식으로 문을 연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일평균 매출 10억~15억 원보다 훨씬 뒤처진다.

연 매출 목표를 채우려면 일평균 매출 13억원의 매출 즉, 매출의 3배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매출 추세를 감안하면 두타면세점은 문 열기 전 목표로 잡았던 개점 첫 해 매출 5,000억 원 달성이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두타면세점의 부진은 수입화장품과 럭셔리관 등 2개층이 통째로 운영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낮은 인지도, 미흡한 상품기획(MD) 등 유커를 끌어당길 확실한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한 탓이라는 분석이다. 또 강점으로 내세웠던 모델 송중기 효과도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타면세점의 브랜드 입점률은 65%에 불과하다. 특히 두타면세점은 명품 브랜드는 커녕 중국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브랜드인 설화수, 헤라, 라네즈, 아이오페 등도 입점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것이 인근 면세점에 비해 최대 약점으로 꼽혔다.

여기에 두타면세점이 강점으로 내세운 ‘심야 영업’도 관광객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새벽 2시까지 영업하는 국내 최초 심야면세점으로 주목 받았지만 유지비만 가중시켜 오히려 손실폭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쟁사 VIP 고객을 유치하는 과정에 현금성 선불카드를 지급해 논란을 빚은 두타면세점은 6월 한 달간 여행사 가이드를 대상으로 ‘트리플 입점 인센티브’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2명 이상의 관광객이 두타면세점 방문 후 100분 체류, 400달러(한화 46만원) 이상 구매할 경우 제공되던 수수료 10만원을 3배인 30만원으로 늘려 해당 여행사 가이드에게 지급한 것.
 
면세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는 단시간 내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실시한 마케팅이라는 분석이다. 도무지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로 오히려 막대한 손실이 누적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산면세점에 명품 브랜드 입점 지연이 계속되고, 경기침체가 맞물릴 경우 고객 유치와 영업 부진으로 앞으로도 실적 저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일부 증권가에서는 이르면 내년이 돼서야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출처 = 두타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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