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중저가폰 스카이로 '승부수'…성공 가능성 '글쎄'?
팬택, 중저가폰 스카이로 '승부수'…성공 가능성 '글쎄'?
  • 이동훈 기자
  • 승인 2016.06.2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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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충전기능 등 갖춘 프리미엄급 중저가폰으로 스마트폰시장 도전
내수시장보다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집중…글로벌사 공세 이겨낼까?

[데일리비즈온 이동훈 기자] 팬택이 프리미엄급 기술을 탑재한 중저가 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복귀한다. 삼성ㆍLG 등이 장악한 내수시장 보다는 인도네시아시장에 대한 마케팅과 판매를 집중해 도약의 발판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시장 역시 이미 거대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 제조사들의 각축장으로 변해 성공을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팬택은 22일 지난 2014년 11월 출시된 베가 팝업 노트 이후 1년 7개월 만에 신제품 ‘스카이’를 공개한다.  공식 출시일은 오는 30일로 잡혀있다.

이 제품의 모델명인 ‘IM-100’은 출시전부터 영화 터미네이터의 “다시 돌아오겠다(I'll be back)”의 현재형인 “내가 돌아왔다(I'm back)”를 연상시켜 화제가 됐다.

이 모델명에는 팬택이 경영난으로 2014년 8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후 쏠리드가 옵티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인수 계획을 밝히면서 ‘뉴팬택’으로 부활할 수 있었던 과정이 담겨 있다고 해서 출시전부터 화제가 됐었다.

팬택은 부활의 나래를 펴기까지 모진 풍파를 헤쳐 나온 만큼 이번 신작에는 가격대비 고사양기능을 탑재했다. 신작 스마트폰 ‘스카이‘는 프리미엄급 제품에서 장착하던 무선충전 기능을 갖고 있다.

무선충전은 스마트폰을 거치대 위에 올려놓기만 해도 배터리가 자동으로 충전되는 기능이다. 스카이는 이밖에 구글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를 운영체제(OS)로, 퀄컴 스냅드래곤 430을 응용 프로세서(AP)로 채택하고, 5.15인치 디스플레이와 2GB 램(RAM)을 탑재했다.

그러면서도 출고가는 30만∼40만원대에서 형성될 전망인데 공시지원금을 받으면 20만원대 안팎으로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 과거 스마트폰 시장 2위를 놓고 다퉜던 LG전자와 같은 그룹 계열사인 LG유플러스를 제외한 KT와 SK텔레콤에서 판매한다.

가격대비 고사양을 채택한 스카이폰이지만 국내시장에서의 성공은 장담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샤오미와 화웨이 등 기술로 무장한 중국 제조사들이 반값 스마트폰 시장을 형성한데다, 같은 시기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프리미엄 폰에서 몇가지 기능을 빼고 가격을 낮춘 중저가폰을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판매하고 있는 10만원대 ‘갤럭시온7’을 7월초 국내 시판한다. ‘갤럭시온7’은 SK텔레콤을 통해 국내 시판되는데 국내 출고가도 20만원 이하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와 중국에서 시판되는 갤럭시온7은 5.5인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엑시노스 3457 프로세서, 1.5GB 메모리, 8GB 내장 메모리, 마이크로SD 카드 슬롯, 1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3000mAh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LG전자도 중저가 스마트폰 5종을 차례로 선보인다. 지난 3월 출시해 인기를 끈 X스크린(Screen)을 잇는 20만∼30만원대의 X시리즈 X파워(Power), X스타일(Style), X맥스(Max), X마하(Mach), X캠(Cam) 등 5종이다.

양사의 두 중저가폰 시리즈는 전체적인 스펙에서는 스카이에게 뒤처지나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디스플레이 기능 면에서는 앞설 것이란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단통법이 사실상 폐지됨에 따라 대기업 제조사들이 출혈 경쟁에 나서면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팬택으로선 스카이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런 사정으로 팬택 역시도 국내보다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을 인수한 정준 쏠리드 대표도 ”파괴적인 혁신가로 재도약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시장을 우선 공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2억5000만명에 달하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은 40% 전후에 불과하다. 또 인도네시아의 평균 나이는 29세이다.

인도네시아는 많은 인구와 높은 젊은 층 비율에 스마트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소득은 낮아 저렴한 중저가 스마트폰 모델이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시장의 특수성에 더해 인도네시아는 오는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개최를 맞아 내년부터 4G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휴대폰 시장에서 75%를 차지하는 2G폰의 교체수요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팬택은 일단 스마트폰 20만대를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설계를 통해 현지거래처에 우선공급하고, 추후 현재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서 스마트폰을 생산, 인도네시아 및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팬택의 성공을 쉽게 점치기엔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삼성을 비롯한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미래 먹거리 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 이미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글로벌 업체들은 축적된 기술과 거대 자본력을 앞세워 당장 수익을 올리겠다기 보다는 점유율부터 올리겠다는 식으로 투자하고 있어 팬택의 성공적인 진출을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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