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방판원’ 추억 속에 머물지 않고 ‘중심축’으로 건재
화장품 ‘방판원’ 추억 속에 머물지 않고 ‘중심축’으로 건재
  • 심은혜 기자
  • 승인 2016.06.20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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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십’ 가능하고 ‘라이프 컨설턴트’ 전문성 갖췄기 때문…화장품사 피팅마케팅 ‘붐’
▲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카운슬러

[데일리비즈온 심은혜 기자] 화장품 판매시장에서도 ‘IT’시대가 열린 것은 오래전의 일이다. 아모레 화장품 방문판매 아줌마를 기다렸다가 화장품을 고르고 수다를 떠는 모습은 추억속의 그림으로 남아 이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이제는 인터넷쇼핑몰에서, 홈쇼핑에서, 스마트 폰으로 클릭이나 전화로 원하는 제품을 쉽고 빠르게, 그리고 싼 값에 구매할 수 있는 이른바 IT채널을 타고 화장품이 대량 유통된다.

하지만 지금도 소비자를 직접 찾아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파는 방문판매는 아직도 건재하다. 그동안 IT시대에 새로 태어난 유통채널에 밀려 쇠퇴일로를 치닫던 화장품 방문판매시장이 최근 들어 ‘스킨십마케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IT시대의 넘쳐 나는 정보로 구매결정에 애를 먹는 것과는 달리 방문판매는 고객들에게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점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방문판매 업종인 화장품 업계의 경우 면세점이나 온라인매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방문판매는 급속히 위축돼 왔다. 지난 2000년 초반 40%에 육박했던 방문판매 비중은 2013년 20%로 내려앉으며 하락세를 거듭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방문판매의 매출을 보면 그동안 시장에서 밀리기만 했던 방문판매가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올 1분기 방문판매 매출 비중은 13.6%로 전년 동기대비 7.3% 증가했다. LG생활건강에서도 방문판매에 의한 매출이 증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CJ오쇼핑은 유력한 홈쇼핑방송을 갖고 있는데도 방문판매에 의한 매출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아래 지난해 자체 화장품 브랜드의 방문판매를 시작했다. 국내 홈쇼핑 이용자 수만 1500만 명, 그 수많은 고객을 두고 방문판매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선 것이다.

방문판매가 상승으로 반전한 주요이유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스킨십’에 있다. 최첨단 IT 시스템을 이용하면 편하고 쉽게 화장품을 살 수 있지만 여기에서는 사람의 냄새가 나지 않는 ‘삭막’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상당수 소비자들이 방문판매원을 환영하고 기다리며 이들과 대화를 통해 화장품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최근 들어 대폭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고 화장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온라인쇼핑시대에 넘쳐나는 정보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화장품을 사는데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하면서 “방문판매원을 맞아 화장품을 사게 되면 전문적인 컨설팅을 받아 자신에 맞는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IT가 생활화 돼 있지 않는 나이가 든 주부들로서는 방판원을 통한 화장품 구매를 편하게 느낀다.”고 전했다.

방문판매원의 위상도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라이프 컨설턴트를 자처할 정도로 상당한 전문지식을 갖춘 데다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다. 예전처럼 단순히 카탈로그나 물건을 들고 소비자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알맞은 화장품을 권한다. 이들은 태블릿PC 등 IT기기를 적극 활용해 소비자의 피부를 즉석에서 진단해 피부톤에 맞는 제품을 권유하고 소비자 개개인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화장품업체들은 이에 착안해 최근 들어 ‘피팅마케팅’에 적극적이다. 피팅마케팅(Fitting Marketing)은 1:1 상담이나 카운슬링을 통해 소비자 개개인에게 꼭 맞는 최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맞춤형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화장품사들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가치와 경험을 제공해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최근 LG생활건강 VDL은 지난 5월까지 피부 톤을 측정하여 피부에 어울리는 컬러를 추천하는 ‘컬러인텔’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서는 최첨단 기기로 얼굴 부위 별 피부 톤을 측정한 뒤 평균값을 도출하여 피부 톤에 해당하는 팬톤 넘버를 알려주고 어울리는 컬러를 제안했다. 뿐만 아니라 메이크업 및 피부 고민에 따른 상담도 실시했다. 이 서비스는 평소 자신의 피부 톤을 정확히 알지 못해 화장품 구매에 애를 먹었던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공감을 얻었다.

이니스프리의 ‘마이쿠션’도 맞춤형 마케팅이다. 마이쿠션을 통해서는 수분 및 보습, 커버 등의 베이스로 구성돼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으며 피부 톤에 맞는 컬러를 고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또한 10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쿠션 케이스 중 원하는 케이스를 고를 수 있도록 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르네휘테르는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과 두피 및 헤어 관리숍을 결합한 신개념 뷰티 체험 숍인 ‘르네휘테르 플래그십 스토어’를 지난 1월 삼성 코엑스몰에 오픈했다. 르네휘테르 플래그십 스토어에 마련된 컨설팅 존에서는 기기를 통해 두피 상태를 파악해 문제점에 따른 개선 방법을 제시하는 1:1 맞춤 진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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