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비즈온팀 이동훈 기자] 전세대란의 지속으로 매매가에 육박하는 전셋값 상승으로 ‘깡통전세’ 위험이 갈수록 높아지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럴 바에는 차라리 집을 사는 게 낮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출받아 집을 사는 20~30대가 급증하고 있다.
집을 사지 못한 세입자들은 깡통전세를 막는데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집을 살 형편이 못되거나 향후 주택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아래 집 사기를 꺼려하는 세입자들은 전세 값을 떼이는 일만은 없도록 하기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신개념 대출보증 상품에 너나없이 가입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일 관계당국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전셋값은 더욱 치솟고 전세물량은 점차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은행 이자가 계속 바닥을 향하면서 전세임대를 월세로 바꾸려는 임대업자들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좀처럼 고개를 숙일 줄 모르는 전세대란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 중심으로 수도권 전세값이 매매가에 육박
이에 따라 지난달 전국 평균 75%를 넘었던 전세가율이 오름세를 이어간다면, 전셋값이 매매가에 육박하거나 그보다 높아져 주인이 집을 팔아도 은행대출금 등을 갚고 나면 임차인은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주기 힘든 이른바 ‘깡통 전세’ 우려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전세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아파트 전세가율이 매매가의 턱밑까지 쫒아왔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10년 전에 비해 2배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전세값은 상승일변도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07년 35.4%에서 올해 6월 현재 70.8%로 10년 만에 두 배로 껑충 뛰었다. 10년 전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은 30%대에 불과했지만 매년 폭등하면서 지난해 70% 고지를 넘어섰다.
2007~2009년 각 35.4%, 34.9%, 37.4%로 30%대에 머물던 전세가율은 2010년과 2011년엔 40%대(42.1%, 47.9%), 2012년엔 50%대(52.6%), 2013년과 2014년엔 60%대(60.6%, 63.7%)를 기록했고 지난해엔 70%대(70.3%)를 돌파했다.
깡통전세 막기위해 보증상품가입 ‘불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경기다. 경기도는 같은 기간 37.6%에서 77.4%로 39.8% 이상 상승했다. 서울은 35.4%p, 인천이 30.5%p 오르며 수도권이 전체 상승을 주도했다.
전세난 고통에 시달려온 젊은이들은 급기야 대출을 받아 아예 집을 사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말 30대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1조원으로 3개월 만에 10조4000억 원(11%) 증가했다.
20대의주택담보대출 잔액도 작년 말 6조500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9조4000억원으로 2조9000억 원(44%)이 급증했다.
은행권은 지난 2월 수도권에서 시작해 5월부터 전국의 주택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했지만 계속 치솟는 전세값과 비싼 월세에 부담을 느낀 20~30대가 내 집 마련에 나서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자금 용도를 살펴보면, 전세값 상승으로 인해 주택임차(전월세) 용도로 대출받은 비중은 늘어난 반면, ‘기차입금 상환’ 용도 대출은 줄어들었다.
계속 전세를 살아야하는 세입자들은 전세값이 매매가에 육박하자 깡통전세로 보증금을 날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너나없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신개념 대출보증창구에 줄을 서고 있다.
HUG의 올 1분기 보증 실적(전세보증금반환보증 8,857억 원, 전세금안심대출보증 4,173억원)은 작년 1분기보다 각각 6배, 10배나 높아졌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할 경우 HUG가 대신 지급하는 상품이며, 전세금안심대출보증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더해 대출보증을 통해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낮춰주는 상품이다.
HUG는 기존 전세금안심대출보증 상품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지난 3월부터 은행 대출뿐 아니라 주택도시기금 대출에까지 적용되는 ‘안심형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HUG 관계자는 “우리·KB국민·NH농협·신한·KEB하나·기업은행 창구에서 신청하고 보증료를 납부하면 즉시 가입할 수 있다”며 “보증료도 연 0.2% 수준(8,000만원 대출시 월 1만5,800원)으로 저렴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