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삼성’ 빈그룹, 유통 포기한 속내는?
‘베트남 삼성’ 빈그룹, 유통 포기한 속내는?
  • 서은진 기자
  • 승인 2019.12.0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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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그룹, 마산그룹에 유통부문 넘기는 ‘빅딜’ 단행
-빈그룹은 주주로 남아...압도적 소매기업 탄생에 초점 모아져
-빈그룹의 어려운 속사정 탓 등 의견분분
베트남 빈그룹의 팜 넛 브엉 회장. (사진=포브스)
베트남 빈그룹의 팜 넛 브엉 회장. (사진=포브스)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베트남의 삼성’ 빈그룹이 식음료 1위기업인 마산그룹과 ‘빅딜’을 단행했다. 양측이 가진 지분을 합쳐 새로운 유통회사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빈그룹은 유통 부문의 경영권에서 손을 떼고 주주로 남기로 했다.

3일 베트남 현지언론들은 “빈그룹의 소매유통부문과 마산그룹이 합병해 소비재 유통기업으로 재탄생한다”는 내용의 보도를 쏟아냈다. 합병금액은 약 2조4000억 원에 이른다. 두 거대 기업 모두 한국의 SK그룹을 비롯한 많은 한국기업과 자본들이 투자한 곳이기도 하다.

빈그룹 산하의 대형 슈퍼체인 빈마트와 편의점 체인 빈마트플러스, 그리고 유기농 농산물을 제공하는 빈에코시스템이 마산그룹으로 통합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베트남 전역에는 약 2600개 이상의 빈마트와 빈마트플러스 매장이 존재한다. 전국적인 사업망을 뻗어나가면서도 연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었기에 시장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빈그룹은 하이테크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결정됐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유통부문 중 전자제품과 온라인 시장을 담당하는 빈프로(Vinpro)와 어더이조이(adayori) 등은 빈그룹이 유지했다. 반면 빈커머스와 빈에코시스템은 마산그룹과의 통합으로 전문성을 강화하고, 시너지 효과는 더욱 살리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되었다는 평가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선제적인 구조조정으로 볼 수도 있고, 식음료 선두인 마산이 전문경영을 맡아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반면 기업의 알짜 중 하나인 소매유통을 내어 줄 만큼 빈그룹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는 평도 나온다.

빈그룹은 과거 부동산에서 번 돈을 기반으로 유통시장과 병원, 학교, 온라인 마켓 등 각종 서비스 분야를 장악했다. 그러다 2년 전 돌연 하이테크 기업으로 전환을 선포하며 자동차(빈패스트)와 전자(빈스마트) 분야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과 노하우가 필요한 하이테크 제조산업에 경험 없이 진입했다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수시장이 뒷받침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동차와 스마트폰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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