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스킨케어 ‘젠톨로지’, 미국 ‘키엘’ 카피 논란
LG생건 스킨케어 ‘젠톨로지’, 미국 ‘키엘’ 카피 논란
  • 엄정여 기자
  • 승인 2016.06.08 1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 넘은 베끼기라는 의견 공공연히 나돌아…대기업이 원조 잡는 ‘미투 관행’을 하다니?
▲ LG생활건강이 선보인 남성 발효허브 스킨케어 브랜드 ‘젠톨로지’가
뉴욕 코스메틱 브랜드 ‘키엘’ 남성 라인을 카피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데일리비즈온 엄정여 기자] LG생활건강이 지난달 중순 선보인 남성 발효허브 스킨케어 브랜드 ‘젠톨로지(Gentology)’가 뉴욕 코스메틱 브랜드 ‘키엘’ 남성 라인을 카피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실제 ‘젠톨로지’ 제품 사용후기에서도 남성 소비자들이 “키엘과 비슷하다”, “키엘 느낌이 난다”는 의견을 공공연하게 남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품의 콘셉트는 물론 용기 디자인, 컬러까지 유사해 이번 논란을 피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중소기업도 아니고 대기업이 글로벌 브랜드를 카피했다는 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키엘은 1851년 뉴욕 약국에서 출발한 164년 전통의 코스메틱 브랜드로 약학 지식과 천연 성분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장해온 브랜드로 남성 라인은 1960년대 초에 출시돼 오랜 기간 전 세계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신규 남성 발효허브 스킨케어 브랜드 ‘젠톨로지(Gentology)’는 발효 허브를 핵심성분으로 남성의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케어하기 위해 토너, 크림, 클렌징 등 스킨케어 영역뿐만 아니라 헤어, 바디케어 등 총 9종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LG생활건강 측은 채널 세분화를 위해 온라인 전용으로 이 브랜드를 새롭게 출시했으며, 현재 각종 소셜 커머스와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가격대는 애프터쉐이브 토너(200ml)와 밸런싱 토너(200ml), 페이스앤바디 로션(200ml)이 2만7,000원대, 밸런싱 로션(130ml)이 3만원, 모이스처라이징 크림(50ml)이 3만9000원대, 스크럽 클렌저(150ml), 딥 클렌저(150m), 샴푸(300ml), 바디워시(300ml)가 1만8,000원대이다.

LG생활건강 측은 키엘을 카피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이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파란색의 용기 컬러, 은색의 뚜껑 디자인, 용기 소재, 글씨체 등 키엘과 너무 흡사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로레알코리아의 키엘 홍보담당자는 “젠톨로지를 처음 보고 키엘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며 “이 내용에 대해 내부적으로 공유는 한 상태이고 어떻게 대응할지 검토 중에 있다. 임원들이  현재 파리 출장 중이어서 출장에서 돌아오는 대로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유통업계의 베끼기 관행이 도를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식품, 패션, 화장품 등 각 분야의 ‘미투(Me too) 제품’ 양산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단순 마케팅을 넘어 ‘도를 넘은 베끼기’ 관행으로 변질되면서 그 속도와 수법이 점차적으로 고도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패션 대기업 이랜드는 잘 나가는 제품의 디자인을 그대로 베낀 일명 ‘카피캣’ 제품을 출시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만 세 차례 도용논란을 겪는 등 공식사과 후에도 여전히 디자인 베끼기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식품업계에서는 ‘특허’가 없기 때문에 과자나 음료수 등이 인기를 끌면 같은 제품들이 우후죽순으로 판매되고 있다. ‘디자인 베끼기’ 관행은 심각한 수준이다.

화장품업계에서도 쿠션 제품이나 수딩젤, 마유크림 등을 놓고 모방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파이(시장) 키우기 혹은 공생으로 포장되는 미투 제품 양산은 결국 ‘공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어디까지가 브랜드 베끼기고 어디까지가 벤치마킹 수준인지 정확한 해석이 필요하다”며 “한류 확산으로 국내 브랜드들이 해외로 수출되고,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의 수요도 급증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춰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명품이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디자인 개발, 퀄리티 개선 등 다양한 노력들이 역사와 전통으로 축적되어야만 한다”며 “양질의 제품 개발에 힘쏟고,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신뢰를 주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출처 = 키엘, LG생활건강, 네이버 블로그 캡처, 네이버 카페 ‘디젤 매니아’ 캡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